이 병은 사람의 마음에서부터 생겨나는 병이다. 그러므로 그가 만일 자신의 마음에 음란을 품고 또한 욕심을 품는다. 게다가 자신 스스로 자신의 마음에 완고함을 가득 채운다. 하지만 사람이 이성 있는 인격체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악한 원수에게로 마음을 빼앗긴 결과는 육체에 나타나니 죽은 피가 나가지 못하고 그의 몸 안에 군데군데 그대로 머물러 있게 되며 육에 한 번 충격이 올 때에 어떤 자는 몸의 한 부분을 붙들리고 어떤 자는 여러 부분을 이용하지 못하되 회개하는 자는 소수다. 그리하여 자신의 육에 나타난 그 중풍이란 질병이 곧 소수에게는 아버지께서 아들에게로 이끄시고자 베푸시는 사랑과 회복의 기회이되 다수에게는 곧 맞이할 사망의 표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죄는 원수와 마음을 합한 자의 안으로 들어가 이제는 그의 마음에서 밖에 있는 육신으로 나오는 것이니 사람이 그 병에서 깨끗하게 되기를 원한다면 과연 무엇을 행하여야 하리요? 그가 나음을 원할 때에는 단지 그 마음을 돌이키고 그가 아버지께로 붙들리면 그 병에서 쉽게 해방이 된다. 그러나 마음이 완악하며 죄를 사랑하는 자들은 끝까지 돌이키지 못하리니 아들의 은혜를 거부한 자들은 그 육의 질병에서 자유를 얻지 못하고 오히려 밖에서 들어온 그 죄를 안고 그대로 사망으로 내려간다. 그런데 이렇게 욕심과 음란이 가득한 마음에서 나온 병을 가지고 사망으로 내려가던 한 완고한 영혼이 그리스도께로 나왔으니 그 뒤에는 다음과 같은 과정이 있었다.
그리스도께서 전하시는 회개와 천국의 복음은 썩어질 육의 욕심과 이 세상의 헛된 영광에 빼앗겨 죄의 삯으로 자신을 가득 채운 목자들의 그 마음을 깊이 찔러주었다. 그러나 그들은 욕심과 자기의 높아짐을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깊었으니 찔림을 받고도 돌이키지 못했다. 그러므로 당시의 성전목자들은 육과 세상에서 자기의 마음을 돌이키고 자기가 앉은 그 자리에서 내려와 그리스도를 따르기 보다는 오히려 인자를 잡아죽이길 원했다. 그리하여 그들은 꼬투리를 잡아 합당한 증거를 모으고자 늘 뒤에서 인자의 말과 행위를 하나하나 듣고 보며 꼼꼼히 기록을 남기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가시떨기의 밭을 가진 목자들을 따르며 그들의 말을 듣는 자들이 있었으니 그들과 그 종교지도자들의 관계는 이와 같았다.
사람은 처음에 의로우시고 거룩하신 아버지께로 선하게 지음을 받았으니 불의와 죄악을 행하지 않고 오히려 의롭고 거룩한 말과 행위를 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 일이 만일 자기에게 유익을 주면 불의하고 더러운 일과 말을 한다. 예를 들어 어떤 모임에서든 위에 있는 자가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옳지 않은 일을 시키면 밑에 있는 자는 그것이 잘못임을 알아도 행하니 그것은 자기에게도 유익을 주기 때문이요 그래야 현재의 자리를 지키며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윗사람이 시키지 않아도 자기가 알아서 말하며 행하는 자들도 있으니 그들의 마음은 더욱더 악하다.
당시 전통의 목자들을 따르는 백성들 가운데 이러한 자들이 넷이 있었으니 그들은 오로지 인자로 오신 그리스도를 시험하기 원했다. 즉 저 자가 만일 이 병든 자를 고치면 저 자는 진짜로 우리와 같은 사람이 아니요 오로지 신이라고 여길까 시험코자 했다. 고로 그 네 사람 중 한 사람이 죄에 붙들려 침상에 누워 곧 죽음을 기다리고 있던 그에게 가서 이런 말로 권했다. “네가 만일 그에게 가서 잘못되어도 지금보다 더 악화될 수는 없노라. 또한 우리도 그를 믿고 싶으니 네가 온전하게 되면 우리도 그를 믿겠노라. 그러니 이대로 가만히 누워있기보다는 한번 가보자.” 이에 병든 자도 자신이 더 악해질 수 없음을 알기에 그렇게 하자고 동의했다. 그러므로 그들은 ‘이 자는 사망에 이른 자인데 네가 살릴 수 있으면 한 번 살려보라.’는 뜻으로 지붕을 뜯고 달아 내렸던 것이다.
한편 그리스도를 심히 질투하고 시기하던 대제사장과 제사장들은 꼬투리를 잡아 증거를 모으고자 그리스도께서 가시는 곳마다 항상 14명의 서기관을 보내어 인자의 입에서 나오는 말 하나하나를 그대로 기록하여 자기들에게 알리도록 명했다. 나중에 그리스도를 잡았을 때 그것을 보고 그것들 가운데 몇 개를 뽑아 신령한 율법이 아닌 의문의 율법으로 인자를 없애기 위해서였다. 그러므로 그날 그곳에는 늘 인자만을 맡아 뒤에서 좇아 다니며 듣고 기록하는 서기관들도 함께하고 있었다. 물론 바리새인들도 함께 있었으나 백성들의 앞에 서서 말씀을 전하는 자신들을 백성들이 보고 깨달을까 두려워 서기관들의 사이사이에 앉아 자신의 얼굴을 가림은 그때나 지금이나 자기유익을 위해 음모를 꾸미는 자들은 자기를 드러내지 않고 뒤에 숨어 사람들을 조종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것을 아시니 먼저 병든 자의 영혼을 불쌍히 여기시어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의 마음에 더러움이 이제는 더 이상 마음에 거하지 아니하고 네 육으로 나왔으니 네가 이 병을 마음에서부터 시작하였도다. 그러므로 그 더러운 마음을 너의 마음에서 끄집어내어 네 마음도 또한 네 육도 깨끗함을 얻으라.”
한편 그를 데리고 온 네 사람이 인자에 대한 믿음이 없음을 보시고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어찌하여 인자를 시험코자 하느뇨? 아버지께서도 너희들을 시험하지 아니하시고 끝까지 참으시고 기다리시며 돌이키길 원하시는 도다. 하물며 사람이 아버지를 시험치 말라 율법에도 나와있은즉 그러나 너희의 마음에 의심이 가득 차 인자를 시험코자 하느뇨? 너희들도 이와 같이 함께 누워 있겠느뇨? 너의 의심을 버리고 아버지를 믿으면 인자를 믿으라. 인자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로 왔으며 아버지의 일을 이 땅에서 행하려 함이니라. 그러므로 이 영혼이 이제는 자신의 마음에 그 죄악을 내려놓았으니 인자가 이 자를 용서하였으며 이제는 일어나 나아가거라 하였노라.”
그런데 그때까지 큰 건물의 안에서 가르치는 목자들은 사람이 걷고 보고 듣고 귀신이 쫓겨나가는 기적은 보았으되 죄 사함을 얻었다 함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그들은 또한 늘 성전의 제사를 인도하되 서원한 자가 드리는 참된 제사의 의미를 모르니 오직 짐승의 피를 뿌리는 성전제사로만 죄의 사함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리하여 그곳에 있던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은 참으로 분명한 꼬투리를 잡았다고 확신하며 인자의 참람됨을 기록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리스도께서는 나는 주의 종이요 여호와를 아노라 믿노라 하되 오히려 메시아를 잡고자 계획을 세우고 있는 그들도 불쌍히 여기시어 사람이 어느 곳에 서있을지라도 그가 마음을 돌이킬 때에는 용서받을 수 있음을 알려주셨다. 그러나 그들은 백성들보다 말씀에 더 가까이 있으면서도 자신이 걷던 그 굽은 길에서 돌이켜 왕의 대로로 행하지 못했던 것은 그들의 안에 있는 죄가 육의 욕심과 헛된 영광을 놓지 못하는 그들의 생각과 의를 붙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리스도께서는 이사야에게 계시를 주시며 성전목자들에게 가서 전하라고 하실 때 그들을 탐욕이 심하여 족한 줄을 알지 못하는 개들이라고 알려주셨으며 하나님께서 직접 이 땅에 내려오셨을 때에는 성전의 목자들이 개들의 후손임을 아셨기에 독사의 자식들이라고 칭하셨던 것이다.
이처럼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을 시험하며 꼬투리를 잡으려는 그들의 마음을 읽으시고 너의 병에서 나았다고 하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너의 죄가 용서함을 얻었다고 하셨다. 즉 죄 사함은 아버지의 권위요 그 권위가 인자에게 있음을 나타내므로 병든 자도 믿고 돌이키며 또한 그를 데리고 함께 온 자들과 또한 목자들도 믿고 돌이키기를 구하신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어리석어 지금까지도 병든 자를 데리고 온 자들이 믿음이 있었도다 라고 말하고 있으니 아버지께서는 말씀의 깨달음을 오직 살고자하는 마음을 가지고 죄와 세상에서 회개하고 돌이켜 그리스도를 따르는 영혼들에게만 허락하시기 때문이다.
그 병든 자는 이제 살고자하는 마음을 가지고 인자가 죄를 사하심을 믿고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모든 죄악을 다 내려놓았다. 이에 그리스도께서 죄에서 용서받았음을 믿거든 일어나 걸으라고 하셨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입을 벌리고 싶어도 감히 벌리지 못하였으니 그것은 자신이 마음의 중심으로 한 것을 그리스도께서 보고 읽으심이요 또한 죄인을 심판해 유황불 못에 넣으시는 그 두려우신 하나님이 죄 사하는 권세를 가지고 자신의 앞에 서계심을 자기 눈으로 직접 보았기 때문이다. 그일 이후로 그는 늘 바리새인과 장로와 서기관들의 핍박으로 인해 그 유대인들과 함께 살지 못하였으니 광야에 나가 그도 그곳에서 애통하며 남은 인생을 보내는 그 소자의 복을 얻었다.
“침상에 누운 중풍병자를 사람들이 데리고 오거늘 예수께서 저희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병자에게 이르시되 소자야 안심하라 네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
생명의 근원되신 아버지와 그의 아들이시오 창조자이신 그리스도를 아는 자는 이 말씀을 안다면 이를 지키면 은혜와 유익이 있을 것이요 아버지와 아들을 모르는 자는 말씀에 자신의 생명이 있으니 이 은혜를 입는 것이 유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