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을 위하여*

 

어둠의 왕이 다스리는 나라가 있었다. 그러므로 그 왕국에는 빛이 없어서 사방이 온통 하루 종일 어두웠다. 게다가 그 나라에는 깨끗한 물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므로 그 나라의 백성들은 이곳 저곳을 다니며 웅덩이와 수렁에 빠져 온 몸이 더러워졌다. 하지만 자신에게 묻은 그 더러움이 보이지 않으니 자기가 더러운지를 몰랐다. 혹시 아는 자들도 몇 명은 있었지만 깨끗한 물이 없으니 그들은 알아도 그것을 씻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한편 그 어둠의 왕국 위에는 빛의 왕국이 있었다. 그리고 그 밝은 나라를 다스리는 왕은 앞에 일어날 일을 아는 자였다. 그런데 그 빛의 왕이 어둠의 왕국에 거하는 사람들을 보더니 그들을 도와주고 싶었다. 그러므로 그 왕은 빛과 물을 들고 그 어두운 나라로 들어갔다. 그리고 험하고 높은 산에 올라가 등대를 세우고 그 밑에다 큰 물통을 준비했다. 그랬더니 자기에게 더러움이 묻어있는 것을 알았으나 물이 없어 씻지를 못하고 있던 열두 명이 그 빛을 보고 그 산 위로 올라왔다. 그리고 그 물통에서 물을 떠 자신을 깨끗하게 씻었다. 그러자 그 왕은 빛을 보고 올라와 자기의 몸을 깨끗하게 씻는 백성들을 보며 너희들은 나를 위해 충성하고 있다고 하며 기뻐했다. 이에 그 열둘은 자신을 씻는 게 왜 왕에 대한 충성인지를 처음에는 몰랐으나 나중에는 깨달았다. 그런데 그 왕이 앞날을 보니 많은 사람들이 그 등대와 물통을 바라보기는 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자기를 위해 충성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사람들은 각자가 원하는 일을 하며 돈을 벌고 사람을 모아 큰 건물을 세우기 위해 충성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자기가 높다고 하며 서로 싸웠다. 이에 그 왕은 자신의 등대와 물통을 바라본 자들이 다른 길로 가는 것을 보며 안타까웠다. 그러므로 그들이 왕인 자신을 위해 끝까지 충성하길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자기의 일곱 종들에게 이렇게 명했다. “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일을 각 시대마다 더러움을 씻기 원하는 일곱 명에게 알려라. 그러면 그들은 그것을 알고 난 후 자신을 씻으며 또한 각 시대에 이 등대와 물통을 바라보는 모든 자들에게도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줄 것이니라. 그리하여 그 일곱 명의 말을 듣고 헛된 일에서 돌이킨 자들도 오직 나를 위해 끝까지 충성할 것이니라.” 왕의 명을 받자 그 일곱 종들은 왕이 시킨 대로 행했다. 그러므로 그 일곱 명은 왕의 뜻을 깨닫고 충성했다. 또한 그 등대와 물통을 바라보는 자들에게 왕의 뜻을 알려 그들도 그 어둠에서 벗어나 항상 빛 가운데 거하며 자기의 몸을 깨끗하게 씻도록 했다. 그러므로 그 일곱 종과 일곱 명의 백성으로 인하여 그 등대의 빛은 꺼지지 않고 금빛을 내며 밝게 유지되었다. 그러나 많은 자들은 시간이 지나며 그 등대와 물통을 바라보기는 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 왕을 위해 충성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사람들은 각자가 원하는 일을 하며 돈을 벌고 사람을 모아 큰 건물을 세우고 그 안에서 음란을 행했다. 또한 교만하여 자기가 높다고 하며 그 안에서 서로 시기하며 미워하며 비판하며 정죄하며 싸웠다. 

 

     이와 같이 그리스도께서 요한에게 보이신 일곱 교회의 책망과 칭찬은 그 시대에 그 시간에 그 지역에 거하는 소아시아의 일곱 교회를 위한 것이 아니요 오직 환상이었다. 즉 현재만이 아니요 앞날과 각 시대에 각 교회들이 해야 될 일들과 또한 피해야 될 일들도 미리 보이시며 말씀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의 머리가 되신 그리스도께서는 우선 교회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를 아셨다. 또한 그들이 처음에는 오직 자신만을 위해 충성을 다했건만 앞으로 그렇지 않을 것도 아셨다. 하지만 그리스도께서는 교회가 오직 머리를 위해 충성하므로 거룩을 이루어 자신과 같이 그 거룩한 육체의 생명에 이르기를 원하신다. 그리하여 그리스도께서는 교회시대에 일어날 일들을 환상을 통해 요한에게 보여주시어 믿는 자들로 하여금 아버지의 그 뜻을 이루는 길 외의 다른 길로 가지 않도록 예비하셨으니 이것이 바로 그 일곱 교회의 환상을 보여주신 의미와 목적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오른손에 일곱 별이라는 것은 그리스도를 섬기는 일곱 종으로서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의 종들을 통하여 교회시대마다 이 땅에서 자신이 붙들고 있는 일곱 교회에 아버지의 뜻이 무엇이며 또한 자신이 십자가에서 이룬 일이 무엇인지를 알리신다. 그러면 그들은 그것을 알고 난 후에는 다른 그 무엇도 행치 아니하고 오직 살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그리스도의 몸 안에 모여 자신의 안에 있는 그 선악의 죄와 싸우며 아버지의 그 뜻만을 이루어가게 된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자들에게도 그 진리의 빛을 알려준다. 이때 자신이 받은 첫사랑을 기억하고 있기에 자신의 생각과 또한 육과 세상에서 돌이켜 거룩에 애쓰므로 그리스도께만 충성하기 원하는 자들이 있다. 그러므로 그들도 그리스도의 피가 있는 교회와 함께 거룩에 애쓰므로 그리스도께 충성한다. 그리하여 어두운 죄와 세상을 이기는 그 복음의 빛이 꺼지지 아니하고 교회시대 동안에 늘 비취게 되는 것이요 아버지의 뜻을 충성스럽게 이룬 자들이 그 면류관을 얻어 그리스도를 위한 왕과 제사장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교회시대에 많은 자들이 십자가의 피로 거듭남의 은혜를 얻고도 마음이 다른 곳에 있으니 어리석고 안타깝게도 처음에는 거룩으로 시작하였으나 더 이상 거룩을 원치 아니한다. 오히려 자기가 원하는 일과 계획을 아버지의 뜻이라고 하며 그것을 열심히 이루어간다. 그러므로 교회시대에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교회가 교회가 해야 될 일들을 행하는 동안 그리스도와 함께하지 않는 교회는 오히려 피해야 될 일들을 열심히 행한다.

 

     그런데 믿는 자들이 이렇게 행하는 것은 교회시대의 마지막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많은 자들이 자기가 원하는 일을 이루어가느라 마지막 때에 다시 오시는 그리스도의 정결한 신부가 되기 위하여 혹은 다가오는 그 환난에서 아버지와 그리스도를 위하여 피를 흘리고자 자신의 거룩에 애쓰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은 그리스도를 따름이 아니요 자신의 생각과 뜻을 따르는 것이요 또한 자신의 마음이 아버지와 아들이 아닌 육과 세상에 있음을 증거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리스께서 다시 오실 때 세상에 간음하고 있는 그 영혼들을 어찌 받으시리요? 

 

“네 본 것은 내 오른손에 일곱 별의 비밀과 일곱 금촛대라 일곱 별은 일곱 교회의 사자요 일곱 촛대는 일곱 교회니라

 

생명의 근원되신 아버지와 그의 아들이시오 창조자이신 그리스도를 아는 자는 이 말씀을 안다면 이를 지키면 은혜와 유익이 있을 것이요 아버지와 아들을 모르는 자는 말씀에 자신의 생명이 있으니 이 은혜를 입는 것이 유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