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그리스도의 앞에 나온 그 여자의 성품은 조용했으며 앞에 있기보다는 뒤에서 숨어있기를 더 좋아하였으되 내색은 많은 처녀였다. 또한 거룩을 이루는데 자신의 육신을 걸림돌로 여기며 오직 자신의 집안에 거하면서 늘 자신의 깨끗함을 소원했다. 하지만 자신의 마음과 믿음이 거룩을 원하였어도 스스로의 힘으로는 아버지의 뜻에 이르지 못하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므로 집안에만 거하며 거룩에 이르고자 애쓰되 오히려 그 육신에서 나오는 날을 날마다 소망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여자는 아버지의 뜻에 이르고자 홀로 거룩에 애썼지만 홀로 애쓴 그것이 오히려 그를 죄악에 거하게 했으니 즉 그는 늘 사람들을 만나기 원치 아니하였으며 그로 인하여 그와 함께 할 자가 한 명도 없었다. 그러므로 그 여자는 자신을 그 상황에서 구원해 줄 남자가 없음을 깨닫고 죄의 짐을 지고 또한 육의 질병을 가지고 사망을 바라보며 하루하루의 삶을 견디고 있었으니 혈루증은 사람의 피가 생성하지 아니하며 또한 그것으로 인하여 하얀 피가 썩어져 가므로 육신이 날마다 힘을 잃어가면서 사망으로 들어가는 병이었다.

 

이방인들은 가족들 가운데 한 명이 큰 병에 걸리면 그를 살리기 위해 병원과 의사를 찾아 다니며 자신의 모든 물질을 다 쓴다. 하지만 그것을 아깝게 여기지 아니함은 사랑하는 사람의 생명이 그것보다 귀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유대인들도 질병이 죄에서 시작되며 또한 그것을 성전에 거하는 목자들이 말씀으로 고칠 수 있음을 잘 알았기에 그 여자의 가족과 친지들은 그를 불쌍히 여기어 자신들의 가지고 있는 소유들도 아낌없이 제사장들과 대제사장에게 넘긴 후에 그 여자의 깨끗함을 원했다. 그러나 독사자식들이 말씀과 제사로 깨끗함을 베풀지 못함은 그들도 그 죄악과 함께 거하는 자들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그들 자신도 또한 그 여자와 그의 가족들도 깨달았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날 그 여자는 드디어 여호와의 생명을 주는 그 남자의 소식을 들었으니 그때 그의 나이가 27살이었다. 그러므로 스스로는 거룩에 이르지 못한다는 것과 또한 종교지도자들을 통해서는 육신의 깨끗함을 얻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던 그 여자는 오직 그리스도를 통해서 나음을 얻고자 했다. 하지만 그의 안에 거하던 죄는 네가 만일 밖으로 나가면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며 생각과 몸을 붙들었다. 그러나 그 여인은 살고자하는 마음이 있었으니 자신을 붙드는 그 생각과 오래된 그 질긴 성품을 이기고 오히려 그 죄의 짐과 악한 질병을 가지고 집을 나섰다.

 

자신이 염려한대로 그곳에는 이미 온 마을사람들이 나와서 그리스도의 주위를 둘러싸고 따라가고 있었으니 그 수효는 472명이나 되었다. 하지만 그 여인은 수많은 사람들을 보지 아니하고 오로지 그리스도의 뒷모습만을 바라보고 따라가며 조금씩 조금씩 그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또한 그의 마음은 인자의 옷자락만이라도 잡으면 자신이 그 육신의 질병에서 깨끗함을 얻을 것이요 영혼에 거듭남의 은혜를 얻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바로 뒤에 다다랐을 때 그 거룩의 마음과 믿음을 가지고 하얀 옷자락을 붙잡았던 것이다.

 

그 여인이 그리스도의 옷자락을 잡았을 때 일어났던 역사는 이러했다. 우선 그리스도께서는 그 영혼이 처음부터 영과 육의 나음을 얻기 원했던 마음을 읽으셨으며 또한 그가 메시아의 믿음을 가지고 옷자락을 붙들었다는 것도 아셨다. 그러므로 자신을 섬기던 종들에게 육신의 치유와 영의 거듭남을 명하셨으니 하나님의 일곱 영이 그 여인과 함께하는 종들에게 시켜 그의 육신도 나음을 얻고 또한 그의 안에 거룩하신 영께서 임하시어 영도 인치실 수 있도록 종들이 그 주인의 명령에 순종하여 그 여인의 속과 겉을 깨끗하게 닦았다. 그리하여 마가는 영적인 세계에서 일어났던 그 모든 일들을 깨닫고 능력이 자기에게서 나간 줄을 곧 스스로 아셨다는 그 기록을 남겼던 것이다.

 

결국 그 여인의 거룩에 대한 마음과 믿음의 소원대로 이루어졌으니 그의 영도 또한 그의 육체도 깨끗하게 씻김을 얻었다. 그리고 그로 인해 살고자하는 마음을 가진 유대인들이 그토록 소원하던 그 중생의 씻음도 임했다. 또한 그 영의 해방으로 인해 한 순간에 그의 육안에 하얀 피가 필요한 만큼 생겨났으니 힘을 잃었던 육신에도 곧 힘이 주어졌다. 그러므로 여인은 그것을 통해 자신의 죄가 사함 받았다는 것과 또한 육신의 질병에서 구원받았음을 깨닫고 감격하며 감사했다.

 

그런데 다른 병자들과 그 여인은 차이점이 있었으니 그리스도께서는 질병을 가진 자들이 나왔을 때 그들을 고쳐주시기 전에 항상 모든 죄를 아버지께 회개해야 함을 깨우쳐주셨다. 모든 질병은 욕심과 교만과 선악의 죄로부터 시작이 되기 때문이요 먼저 죄가 용서받아야 육신도 온전케 되기 때문이다. 한편 불치병을 가지고 태어난 자와 태어난 지 1년 안에 병을 얻은 자들이 나왔을 때는 그들에게 하나님의 영광과 아버지의 뜻에 대하여 가르쳐주신 후에 치유를 허락하셨다. 하지만 그 여인의 경우는 회개를 하지 않아도 영혼과 육체에 은혜를 허락하셨다. 그 이유는 그 여인은 다른 영혼들과 달리 이미 자신의 죄를 늘 자백하고 있었으며 또한 그가 이제는 거룩의 마음과 믿음을 가지고 자신에게 나왔다는 것을 이미 그리스도께서 아셨기 때문이다.

 

이제 그 여인은 영이 거듭나는 은혜를 얻은 후 늘 기도로써 자신의 혼의 거듭남을 이루어나갔다. 또한 그리스도와 그의 제자들을 통해 자신이 들은 말씀들에 늘 순종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그가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이 신랑에게 받은 그 첫사랑의 은혜를 자신의 의와 썩어질 육의 욕심과 헛된 세상에 빼앗기지 않았기 때문이며 또한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리므로 자신의 안에서 나오는 그 육신의 생각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의 영혼이 자신의 썩어질 육신을 떠났을 때에 그리스도의 심판대에서 정결한 신부의 몸을 입고 부활하여 유대인들 가운데 아버지의 딸이 되었으니 마태는 그것을 깨닫고 여자여 안심하라는 말씀대신 딸아 안심하라고 기록했던 것이다.

 

“예수께서 돌이켜 그를 보시며 가라사대 딸아 안심하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하시니 여자가 그 시로 구원을 받으니라”

 

생명의 근원되신 아버지와 그의 아들이시오 창조자이신 그리스도를 아는 자는 이 말씀을 안다면 이를 지키면 은혜와 유익이 있을 것이요 아버지와 아들을 모르는 자는 말씀에 자신의 생명이 있으니 이 은혜를 입는 것이 유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