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자기를 내려놓고 보물지도를 올려보며 길을 걷고 있었으니 배고프면 밥을 먹되 밥이 없어 배고파도 별다른 걱정 없이 그 길을 계속 걸었다. 그러다 두 갈래의 길이 나왔고 지도에는 오른쪽 길로 가라고 되어있었다. 그러므로 그는 오른쪽 길을 따라 걸으며 마음이 기쁘고 편안했다. 곧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그 보물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요 옳은 길로 가고 있다는 확신 때문이었다. 그러다 또다시 두 갈래의 길이 나와서 보물지도를 보니 어느 쪽으로 가라는 표시가 없었다. 그러므로 그는 며칠 동안 밥도 먹지 않고 지도만 들여다보며 어떤 길이 맞는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다 다시 밥을 먹을 때쯤 되니 독수리 한 마리가 입에다 하얀 종이를 물고 날아와 그에게 떨어뜨려주었다. 그는 무엇인가 하여 그 종이를 펴보니 거기에 오른쪽 길이라고 되어있었다. 그러므로 그는 오른쪽으로 가며 마음이 참으로 기쁘고 편안했다. 그런데 잠시 후 또다시 두 갈래 길이 나왔으나 이번에는 오른쪽 길로 가도 보물을 얻을 수 있고 왼쪽 길로 가도 얻을 수 있으나 둘 중에 더 좋은 길이 있다고 되어있었다. 그러나 어떤 길이 더 좋은 길인지는 나와 있지 않았다. 이에 그는 자신의 욕심이 아니요 오직 보물지도의 주인을 위하여 더 좋은 길을 걷고 싶었으나 지도에 나와있지 않았으니 길을 택하지 못하고 멈추어 서있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며칠 동안 밥도 안 먹고 지도만 들여다보며 어떤 길이 더 나은 길인지 고민했다. 그러자 이번에도 독수리가 입에다 하얀 종이를 물고 날아와 그에게 떨어뜨려주었고 그 안에는 오른쪽이 더 나은 길이라고 되어있었다. 그리하여 그는 더 나은 길을 가며 마음이 더 기쁘고 더 편안했다.

 

이처럼 자기의 생각에서 돌이켜 그리스도의 의로우심을 마음으로 믿고 의를 따르는 자는 육의 필요와 욕심을 내려놓았기에 육적인 판단이 필요치 않음은 썩어질 육은 일용할 것으로 족하다고 이미 영으로 주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영적인 상황은 보이지 아니하기에 옳은 판단과 또한 더 좋은 판단이 필요하되 그 거룩의 길에서 자신이 어떤 영으로 어떻게 판단을 내려야 할지 또한 어느 길로 가야 자신의 혼과 몸이 더 거룩한 성전이 될지 모른다. 그러므로 거룩에 이르고자 십자가의 길을 걷는 자는 그 길에서 자신의 육적인 판단이 아닌 오직 영적인 판단을 하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런데 아버지께서는 바로 이러한 경우에 즉 영적인 상황이 보이지 않는 경우에 금식을 할 수 있도록 해두셨다. 그리고 말씀을 의지해 아버지의 뜻에 맞는 목적으로 금식을 하는 자에게 응답을 주시니 그는 자기 영혼의 거룩한 유익을 위해 올바른 판단과 또한 더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된다. 그리하여 그가 아버지의 뜻을 이루는 그 길을 계속 갈 수 있는 것이요 아버지께서는 죽기까지 순종코자 그 십자가의 길을 걷는 자에게 거룩의 믿음과 거룩한 육체의 소망에 더불어 평안함도 그 마음속에 주시는 것이다.

 

아버지께서는 또한 그 길을 가는 한 영혼이 깨끗함을 얻기 원할 때도 금식을 할 수 있도록 해두셨다. 그러므로 영의 거듭남을 얻은 자가 이제는 혼의 거듭남에 이르기 위해 그 길을 걸을 때 자신이 말씀에 따라 애써도 육의 연약함과 죄로 인하여 순종치 못하는 것이 반드시 있으니 바로 그때도 금식을 할 수 있다. 그리하여 금식이라는 것은 오직 거듭난 사람의 영만이 아니요 혼과 몸도 성전을 삼고 거하시기를 원하시는 아버지의 그 뜻을 이루고자 행하는 것이다.

 

이때 사람의 중심을 보시는 아버지께서는 그 영혼이 자기자신이 원하는 뜻과 계획을 이루려 하지 아니하고 오직 거룩을 이루고자 금식하며 구하는 마음을 아시며 보신다. 그러므로 아버지께서는 스스로의 힘과 노력으로는 이기지 못하는 죄로 인하여 애통하는 그 영혼을 불쌍히 여기시어 그가 거룩에 이르도록 친히 도와주시니 결국 흉악한 죄로 묶였던 그의 결박이 풀려지므로 그의 영혼이 맑아지는 유쾌한 날이 곧 다가온다.

 

하지만 사람은 연약한 육으로 인하여 하루에 세끼를 먹어야 하니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금식의 이 두 가지 경우 외에는 금식을 안 하는 것이 좋다. 그러므로 오직 자신과 다른 영혼의 유익과 거룩을 위하여 금식하는 자에게는 아버지께로부터 마음의 평안함과 영혼의 깨끗함이 이 땅에서도 주어진다. 그리하여 아버지께서 기다리시는 셋째하늘의 본향에서는 마음의 깨끗함과 평안함이 그 거룩한 육체 안에서 기쁨과 함께 충만해져 영원토록 비밀의 영광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믿는 자들과 함께 모이되 거듭남이 없는 자들과 거듭나고도 살고자하는 마음을 버린 자들은 어리석어 오늘도 자기의 뜻과 계획을 아버지의 것으로 바꾼 후 자기의 마음에서 우러난 그것을 이루어간다. 그러다 그것이 잘 안되거나 막히면 금식을 한다. 심지어 육의 필요와 욕심이나 이 세상의 좋은 것을 얻기 원할 때도 한다. 그리하여 원수는 그가 밥까지 굶어가며 간절히 원하는 그것을 채워주니 그는 이 세상에서 자기의 뜻과 계획을 이루어가며 육과 세상을 얻되 육은 결국 썩어질 것이요 불의하고 죄악된 이 세상은 마지막에 사망으로 들어간다.

 

또한 원수가 땅속의 무저갱에서 올려주는 상급은 오직 욕심으로 인한 것이니 그것은 얻을수록 사람의 마음에서 기쁨과 평안을 빼앗는다. 그러므로 십자가의 첫사랑을 잃고 의문의 율법과 행위에 빠진 자는 열심히 자기의 뜻과 계획을 이루고도 그리하여 육과 세상의 상을 이미 얻어도 마음에는 평화를 얻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은 기쁘다. 그리하여 거룩을 포기하고 육을 좇는 어리석은 자들이 그 썩어질 기쁨을 원할 때마다 밥을 굶게 되는 것이다.

 

“금식할 때에 너희는 외식하는 자들과 같이 슬픈 기색을 내지 말라 저희는 금식하는 것을 사람에게 보이려고 얼굴을 흉하게 하느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저희는 자기 상을 이미 받았느니라 너는 금식할 때에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으라 이는 금식하는 자로 사람에게 보이지 않고 오직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보이게 하려 함이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

 

생명의 근원되신 아버지와 그의 아들이시오 창조자이신 그리스도를 아는 자는 이 말씀을 안다면 이를 지키면 은혜와 유익이 있을 것이요, 아버지와 아들을 모르는 자는 말씀에 자신의 생명이 있으니 이 은혜를 입는 것이 유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