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두 아이가 구불구불한 길을 걷다가 너무나 배가 고팠다. 그런데 그 길의 왼쪽에 포도나무 한 그루가 심겨있었고 먹음직스런 포도들이 주렁주렁 열려있었다. 그러므로 둘 중 한 아이가 그것을 처음 따먹을 때는 두려웠지만 먹을만했다. 하지만 두 번째로 따먹을 때는 약간 불안하고 맛있었다. 그러다 세 번째부터는 매우 맛있다고 하며 기쁘고 즐겁게 따먹었다. 이에 어떤 사람이 와서 이런 말을 해주었다. “네가 따먹고 있는 포도는 건강에도 안 좋고 빨리 죽는단다. 그러나 오른쪽에 있는 저 포도를 먹으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단다.” 이에 그 아이는 오른쪽 포도를 맛보았으나 별맛이 없었으니 늘 왼쪽 포도만 따먹었다. 그러다 왼쪽 포도를 심은 사람이 나타나 아이에게 이런 말을 아름답게 해주었다. “넌 내 포도를 참 좋아하는구나! 내가 이 포도열매가 많은 곳을 알고 있는데 알려줄까?” 그러자 아이는 그것을 자유롭게 실컷 먹어보고 싶어서 왼쪽 포도나무의 주인을 따라갔다. 그리고 그 주인은 그 길에서 아이의 등에 손을 대고 밀어주거나 잘했다고 두드려주고 또한 귀에다 대고 이런 저런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리하여 아이는 밤낮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그 고통스런 포도를 마음껏 따먹으며 죽을 때까지 기쁨과 즐거움을 누렸다. 반면 다른 아이도 똑같이 왼쪽 포도를 맛보았으나 입과 배가 시고 쓰려서 견딜 수가 없었으며 무섭고 더러웠다. 그러므로 그 아이는 아프고 쓰린 배와 시린 입을 움켜쥐고 후회하며 큰소리로 울었다. 이에 첫 번째로 왔던 사람이 울고 있는 아이에게 왜 그러냐고 물었다. 그러자 아이는 너무 배가 아프고 또 저걸 다시는 먹고 싶지 않아서 운다고 했다. 그러므로 그는 그 아이를 불쌍히 여기며 첫 번째 아이와 똑같은 말을 해주었다. 이에 그 아이는 오른쪽 포도를 맛보자 눈물 날 정도로 맛있고 기쁘고 즐거웠다. 그랬더니 그는 아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넌 내 포도를 참 좋아하는구나! 내가 아주 달고 물이 많은 포도열매가 많은 곳을 알고 있는데 넌 그런 포도를 맛보기 원하니?’라고 물었다. 그 말을 듣자마자 아이는 곧장 오른쪽 포도나무의 주인을 따라갔다. 그리고 그 사람은 그 길에서 아이가 힘들어 할 때마다 아이의 오른손을 잡고 끌어주며 때로는 그 아이의 눈물을 닦아주며 위로해주었다. 또한 달고 물이 많은 그 포도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아이가 원하는 포도가 많은 곳으로 인도했다. 그러므로 그 아이는 거기서 자기가 좋아하는 포도를 마음껏 따먹으며 그 주인과 함께 기쁨과 즐거움을 누리며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다.

 

이와 같이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마음 안에 선악과가 심겨있다. 그러므로 죄악된 나무의 뿌리로 인하여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마음과 생각과 몸과 입술로 범죄 한다. 마치 땅속에 박혀있는 보이지 않는 그 뿌리로 인하여 땅 위에 서있는 눈에 보이는 그 나무가 열매를 주렁주렁 맺는 것과 같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동일한 죄와 허물이라는 열매를 보며 각기 다른 마음을 품는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은 자신이 범한 죄와 허물을 볼 때 처음에는 한두 번 싫어하고 두렵지만 세 번째부터는 아무렇지도 않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그것을 기뻐하며 즐긴다. 마치 아주 쓰고 신 포도열매를 맛보고는 ‘이 포도는 참으로 달고 맛있다.’라고 하며 계속 집어먹는 사람과 같다. 그러나 그는 아버지께서 주신 양심을 가치 없이 버린 자이다. 그러므로 그는 양심을 버리고 선악의 죄를 창조한 그 원수와 마음을 합하므로 그 죄의 사슬에 더욱더 꽁꽁 묶여 불의하고 죄악된 이 세상으로 더 깊이 끌려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렇게 어리석고 담대한 자들이 거듭남의 은혜를 얻은 자들 가운데도 있다. 하지만 입술로는 아버지를 아노라 주님을 사랑하며 믿노라 고백하되 침상에서 일어나 다시 침상에 누울 때까지 마음과 생각과 몸과 혀로 담대히 범죄하고 있는 자들은 안타깝게도 다시 새롭게 하여 회개케 할 수 없다. 그리하여 거듭남의 은혜를 얻고도 죄를 멈추지 않는 자는 그가 이미 그리스도를 다시 십자가에 못박았기 때문이다.

 

한편 거듭남의 은혜를 얻은 영혼들 가운데 어떤 자들은 거듭난 이후에도 자신이 계속 맺는 죄의 열매들을 보되 아버지께서 주신 그 양심의 가책과 더불어 이제는 거룩하신 영께서 주시는 책망도 있다. 그러므로 그는 거듭난 후에 자신이 범하고 있는 죄와 허물에 대해서 그리스도의 피를 의지해 회개한다. 하지만 자신의 안에 있는 그 죄의 뿌리로 인하여 또다시 범죄 한다. 그러므로 또다시 회개한다. 그리고 그것을 반복한다. 마치 나무에서 나쁜 열매만을 따내며 그 뿌리는 그대로 두는 어리석은 사람과 같다. 하지만 그는 다른 짐을 지기 원치 않는다 하여도 자신이 얻은 그 거듭남의 은혜 하나만이라도 잘 지키고 있는 자이다.

 

반면 거듭난 자들 가운데 그 동일한 열매를 보며 자신의 죄를 애통하는 자가 있다. 그러므로 그는 살고자하는 마음을 가지고 자신의 안에 있는 그 죄악과 싸우기 시작한다. 그러나 사람이 어찌 그 무섭고 더럽고 강한 것을 스스로의 힘으로 이길 수 있으리요? 그러므로 그는 자신의 안에 있는 죄로 인하여 또한 그것을 이길 수 없음을 깨닫고 심히 슬퍼하며 운다.

 

그런데 셋째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는 사람들 가운데서 이렇게 선악의 죄로 인하여 애통하는 자를 불쌍히 여기시니 그에게 무엇보다 진리를 허락하시고 그리스도께서는 그런 영혼을 자신과 함께할 수 있는 그 생명나무로 이끄신다. 그러므로 그는 진리를 따르고 순종하며 또한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의지해 자신의 안에 있는 그 죄악과 싸우니 결국에는 그 뿌리를 뽑아내고 이기는 자가 된다. 그리하여 아버지의 뜻을 이룬 거룩한 자(聖徒)가 이제는 더 이상 불의와 죄의 열매가 아닌 거룩한 열매를 맺고 또한 이 땅에서 맺은 만큼의 상급을 하늘에서 얻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자신의 속에 있는 죄악과 싸우는 자는 그가 죄로 인하여 심히 슬퍼하며 울지만 그 애통으로 인하여 그 영혼이 셋째하늘에 계신 의로우시고 거룩하신 아버지께로 위로를 얻을 수 있음이 마땅하다.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

 

생명의 근원되신 아버지와 그의 아들이시오 창조자이신 그리스도를 아는 자는 이 말씀을 안다면 이를 지키면 은혜와 유익이 있을 것이요, 아버지와 아들을 모르는 자는 말씀에 자신의 생명이 있으니 이 은혜를 입는 것이 유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