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의 뿌리 

 

        믿는 자들은 아버지께서는 선만 있으시니 악한 것이 조금도 없으심을 알고 있다. 그리하여 악과는 관계치 않으시니 악을 이용하시지도 않으시고 오히려 심판하신다는 것도 안다. 그러므로 오직 한 분 신이신 아버지께서는 거룩하시고 완전하신 분이심을 믿는다. 

 

        반면 원수는 자기의 욕심과 교만을 이루고자 처음부터 거짓말하며 죄를 창조한 자임을 그들은 알고 있다. 또한 그는 모든 것에 불의하니 그에게는 선한 면이 조금도 없다는 것을 믿는다. 

 

        그런데 원수는 아버지께서 에덴동산의 가운데 심으신 그 선악과를 선하고 깨끗하게 창조된 둘째 사람의 마음 안에 가라지로서 심었다. 그리하여 원수는 태초로부터 지금까지 그 선악과라는 죄의 뿌리를 통해 사람을 타락시켜 사망으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이로 보건대 원수가 사람의 마음에 옮겨 심은 그 나무의 이름은 선을 포함한 선악과라고 불리기보다 선을 빼고 그저 악의 나무로 불리는 것이 옳다. 하지만 말씀가운데는 선이 악에 붙어 선악으로 나온다. 

 

        그러나 만일 악에 선이 붙어있는 이유와 이 표현의 의미를 깨닫지 못하면 ‘원수에게도 무슨 선이 있는가?’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있다면 그것은 어떠한 선인가?’라는 생각과 함께 타락한 원수도 한편으로는 선하다고 여길 수 있다. 

 

        하지만 만일 원수에게 선이 있다면 아버지께서는 선한 자를 쫓아내신 것이니 어찌 그러한 아버지를 선하시고 의로우시고 거룩하시고 완전하시다 칭하겠는가? 

 

        한 가지 비유를 통해 선악과에 왜 선이 붙어있는지 그리고 악에 붙은 그 선은 어떠한 선인지에 대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원수의 선악과가 무엇이며 원수가 심은 가라지가 무엇인지 그리고 종과 사람이 왜 그것으로 인해 타락하는 지에 대한 깨달음도 얻을 수 있다. 

 

        또한 말씀에는 사람의 원수가 자기 집안의 식구가 될 수 있으며 믿는 자도 원수 되었을 때가 있었다고 되어있다. 원수에 대한 원한을 풀어 달라고 하거나 원수의 손에서 건지심을 입는다는 말씀들도 나온다. 자기를 부인하고 그리스도를 따르라는 말씀도 있다. 바로 이러한 말씀의 깨달음과 함께 구원이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에서의 구원인지도 이 비유로써 알 수 있게 된다. 

 

        더불어 ‘원수와 마음을 합한다.’ ‘원수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원수의 말을 듣고 따른다.’ ‘원수의 꼬임에 넘어간다.’ ‘원수에게 이끌린다.’ ‘원수의 자식이 된다.’ ‘원수는 처음부터 거짓말한 자이다.’라는 표현들의 의미와 함께 나 자신과 이 세상에서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악의 원인도 깨달을 수 있다.   

 

한 의로운 주인이 자기가 거느린 120명의 종들에게 이러한 말들을 해주었다. “누구든지 땀 흘린 만큼의 열매를 얻는 것이 옳도다.” “일을 하되 마음을 다하는 것이 옳으니 마음을 다한 만큼 열매를 얻는 것이 옳도다.” “마음과 정성은 다했으나 땀을 흘린 시간이 더 길면 그가 짧은 시간 애쓴 자보다 더 높은 자리에 앉는 것이 옳도다.” “고난 받은 자가 영광을 얻는 것이 옳도다.” “돈과 지식과 능력과 나이가 많다 하여 외모에 치우치는 것보다 모든 자들이 공평하고 정직한 대우와 심판을 받는 것이 옳도다.” “외모를 보기보다 그의 마음을 보는 것이 옳도다.” “자신을 낳아 공의와 사랑으로 길러준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 옳도다.” “의로운 주인에게 은혜를 받은 종은 자기의 주인에게 순종하는 것이 옳도다.” “사랑은 질서와 함께 하는 것이 옳도다.” “자기에게 부족함이 있는 자는 다른 자들을 판단하며 부족함을 들추어내는 것보다 자신의 부족함을 돌아보는 것이 옳도다.” “이러한 것이 선한 것이요 반대는 악한 것이니라.” 주인의 말을 듣자 119의 종들은 주인의 말이 옳다고 하며 주인의 뜻과 계획을 이루어갔다. 그러면서 그들의 마음에는 의로운 기쁨과 평화를 누렸다. 그러나 마지막에 한 종은 오직 자기의 유익만을 구하는 욕심과 오직 자기만이 가장 높아지려고 하는 마음을 품고 있었다. 그리고 만일 모든 일이 주인의 말대로 된다면 자기의 마음에 있는 그것을 얻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므로 그 종은 자기주인의 그러한 말들 한마디 한마디에 불만을 품고 다른 생각을 했다. 예를 들어 그 종은 자신이 마음과 정성을 다하여 땀을 흘린 시간이 다른 자들보다 더 짧아도 자신이 더 높은 자리에 앉고 싶었다. 그러므로 그는 마음과 정성을 다하여 땀을 흘린 시간이 짧아도 남보다 나이가 많으면 더 높은 자리에 앉는 것이 옳으니 이것이 선한 것이라는 생각을 품고 행했다. 두 번째 예로 그 종은 자신에게 돈과 지식과 능력과 나이가 많은 것을 보며 특별한 대우와 심판을 받고 싶었다. 그러므로 그는 돈과 지식과 능력과 나이가 많은 자는 그가 그 동안 이룬 일이 있으니 죄를 지어도 무죄가 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을 마음에 품었다. 또한 그렇게 되는 것을 선하게 여겼다. 세 번째 예로 그 종은 자신에게 부족한 면이 있음을 알았지만 자기의 부족함은 괜찮아도 다른 자들의 그것은 불의한 것으로 여겼다. 그러므로 그는 다른 자들을 바라보며 자신을 늘 의롭게 여겼으며 자신의 부족함은 돌아보지 않고 다른 자들의 잘못을 늘 들추어냈다. 게다가 그러한 말을 하므로 다른 자들에게 자신이 의롭게 비추어지며 또한 다른 자들이 그러한 자신을 오히려 좋아하며 따르는 것을 보며 그리하여 자신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며 점점 더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고 더욱더 들추어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러한 자신을 의롭고 선하게 여겼다. 그 종은 이러한 생각과 마음으로 인하여 나의 주인이 정한 선과 악의 기준보다 내가 정한 선과 악의 기준이 더 옳은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제는 나의 주인이 아닌 내가 선하고 의롭게 생각하는 것을 행하겠노라고 했다. 그러면서 돌이키라는 주인에게 오히려 대항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그 종은 결국 자신의 마음과 생각과 말과 행위가 비슷한 자기 밑의 모든 종들을 모아 자기의 주인을 죽이고자 모의하고 반란을 일으켰다. 

 

        이와 같이 선과 악에 대한 기준과 판단은 오직 한 분 신이신 아버지께서 세우시고 내리신 것만이 모든 자들에게 의롭고 공평하고 정직하고 완전한 것이다. 

 

        그러나 원수는 아버지의 그 기준과 판단을 원치 않았다. 만일 모든 자들에게 의롭고 공평하고 정직한 그것을 받아들이면 자신의 욕심과 이익을 얻지 못하며 자신만이 높아지는 것이 어려워지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그는 자신의 기준과 판단에 맞는 선악대로 생각하며 말하고 행했다. 그리고 타락으로 이끈 그 욕심과 교만의 죄를 돌이키지 못했기에 그 의로운 셋째 하늘에서 쫓겨났던 것이다. 

 

        인격체인 사람도 이와 같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이 옳게 여기는 그 선악의 기준이 어디에서 누구에게로 온 것인지를 모른다. 자기의 생각에서 나오니 자기의 것으로 알지만 그것이 바로 태초에 원수가 하와와 아담에게 준 생각이요 그들이 타락했을 때 그들의 마음에 심은 선악과요 원수가 지금도 자신에게 그렇게 말하며 꼬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자신의 마음과 인격이 있으니 원수에게로 온 그것을 자기가 세운 선악의 기준으로 정해 따를 수도 있고 말씀에 순종하므로 아버지께서 세우신 선악의 기준을 따라 선은 행하고 악은 행치 않을 수 있다. 그리하여 자기를 부인하고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는 선악에서 구원 얻어 그 생명에 이르는 것이다. 

 

        여기서 살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은 사망으로 들어간 원수의 선악을 보며 깨달아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종이든 사람이든 자신의 선악을 따르며 그것에서 돌이키지 못하는 자는 반드시 타락하여 아버지께로부터 멀리 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가 자신의 선악을 돌이키지 못하는 이유가 있으니 그것은 자신이 품은 그 욕심과 교만을 원수처럼 끝까지 내려놓지 못하기 때문이다. 

 

“단단한 식물은 장성한 자의 것이니 저희는 지각을 사용하므로 연단을 받아 선악을 분변하는 자들이니라” 

 

생명의 근원되신 아버지와 그의 아들이시오 창조자이신 그리스도를 아는 자는 이 말씀을 안다면 이를 지키면 은혜와 유익이 있을 것이요 아버지와 아들을 모르는 자는 말씀에 자신의 생명이 있으니 이 은혜를 입는 것이 유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