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을 위하여*
어떤 왕자가 자신의 처소에서 늘 맛있고 좋은 잔치음식을 먹으며 기쁘고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왕궁 높은 곳에서 성밖에 있는 마을을 내려다보니 백성들은 자신과는 달리 늘 맛없고 안 좋은 음식을 먹거나 굶고 있었다. 또한 마을을 불의하고 악하게 다스리는 자로 인하여 항상 고통을 받으며 두려움가운데 살고 있었다. 그러므로 백성들의 마음에는 기쁨이나 평화가 없었다. 이에 그 왕자는 성밖으로 나가 불쌍하게 살고 있는 백성들에게 자신이 먹는 궁궐음식을 나눠주고 싶었다. 또한 불의하고 악한 왕과 싸워 이기는 법을 가르쳐주고 싶었다. 그러나 왕자는 왕의 옷을 입은 채로는 백성들을 섬길 수가 없었다. 그러므로 그는 백성과 같은 옷으로 갈아입고 백성처럼 꾸민 후 왕궁을 나섰다. 왕자는 마을로 내려가 먼저 자신이 왕궁에서 가져온 그 맛있고 좋은 음식을 나눠주기 시작했으며 악한 자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게 될 수 있는 방법도 알려주었다. 그러자 마을사람들 가운데 일곱 명이 왕자가 베푸는 은혜와 자비에 감사하며 그가 어디를 가든 따라다녔다. 그러므로 일곱 명은 늘 궁궐음식을 먹었으며 악한 자를 이기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그들의 마음에는 기쁨과 평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악한 자는 백성들에게 은혜와 자비를 베푸는 왕자를 보고 그냥 넘어갈 리가 없었다. 그러므로 그는 왕자를 매우 못마땅하게 여기며 더 이상 아무런 말도 일도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그가 백성들이 입는 옷으로 갈아입고 그 왕궁을 나온 목적은 오직 불쌍한 백성들을 섬기기 위해서였다. 그러므로 왕자는 악한 자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이 해야 할 말과 일을 멈추지 않고 끝까지 이루어갔다. 이에 악한 자는 그 왕자를 잡아서 그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각목으로 때리기 시작했다. 그러므로 왕자는 몸의 이곳 저곳이 찢겨져 피를 흘리다 결국에는 죽었다. 바로 그때 왕자를 따라다니던 일곱 명이 그 죽음을 보고 무엇인가를 곰곰이 생각하다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그러므로 그가 백성의 옷을 입고 그 좋은 왕궁에서 나온 것은 자신의 목숨까지 희생하여 자신들을 섬기기 위함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왕을 통해 죽기까지 하는 겸손한 섬김을 받은 자신도 그와 같이 자신을 낮추어 다른 사람들을 섬겨야 함을 깨달았다. 그러므로 그들도 다른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며 그들에게 늘 왕이 준 그 음식을 나눠주었으며 악한 자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또한 어디를 가든 누구를 만나든 자신을 높이려 하지 않고 왕자를 따르는 자들과 그의 피를 나눈 진실한 형제자매가 되었다. 그러므로 왕자를 본받아 겸손하게 자신을 낮춘 그들의 마음에는 늘 기쁨과 평화가 충만하게 임했다.
이처럼 빌라델비아 교회의 믿는 자들은 자신들의 이전 교회인 사데교회로부터 배웠던 그 말씀과 십자가의 믿음으로 돌아가자고 외쳤다. 또한 그들은 말씀의 기초를 통하여 아버지의 그 뜻을 깨달았으며 그것을 이룬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담겨있는 비밀도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오직 한 분 신이신 아버지의 아들이심에도 불구하고 사람과 같은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신 그리스도께서 오직 진리만을 전하며 자기를 낮춰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순종한 것은 다른 사람들이 거룩을 이루도록 섬기기 위해서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데 그들은 자신이 배웠던 그 말씀과 믿음으로 돌아가자고 단지 외치기만 하는 것이 아니요 자신도 어느 정도로 낮아져 다른 지체들을 섬겨야 할지를 그리스도의 그 십자가를 보고 깨달았다. 그러므로 그들은 서로서로 그리스도안에서 진실한 형제자매가 되었으며 서로가 누가 높고 낮다며 다투지 않았다. 또한 그들이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갔을 때는 다른 지체를 오직 그리스도를 대하듯 받들어 섬기므로 진심으로 그리스도를 본받는 말과 행위를 했다.
이와 같이 그들은 그들 가운데 비록 큰 표적이나 기적은 없었으나 오직 말씀 한 가지를 붙들고 의지하며 그 십자가의 마지막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아버지께서는 아들을 본받아 말씀에 순종하며 자신을 낮추어 다른 자들을 섬기는 그들에게 자신이 약속하신 은혜와 평화를 늘 아들을 통해 내려주셨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께로 받은 말씀을 지킨 그들은 마음과 영혼에 참된 평안을 얻었으되 마지막 그 순간까지도 평안했다. 즉 그들은 환난의 끝에 그리스도의 이름을 배반치 않고 오히려 죽기까지 이기는 그 순간에도 평안했다. 그리하여 거룩한 육의 생명을 입고 부활한 그들이 지금도 지극히 높으신 그리스도와 함께 평안하게 안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볼지어다 내가 네 앞에 열린 문을 두었으되 능히 닫을 사람이 없으리라 내가 네 행위를 아노니 네가 적은 능력을 가지고도 내 말을 지키며 내 이름을 배반치 아니하였도다”
생명의 근원되신 아버지와 그의 아들이시오 창조자이신 그리스도를 아는 자는 이 말씀을 안다면 이를 지키면 은혜와 유익이 있을 것이요 아버지와 아들을 모르는 자는 말씀에 자신의 생명이 있으니 이 은혜를 입는 것이 유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