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농부가 봄이 되자 달력을 한번 힐끗 보더니 일주일 후에 밭에 나가 한 알의 씨앗을 심었다. 하지만 도시에 사는 어떤 사람은 그 씨가 어떤 씨인지를 몰랐으며 또한 농사도 모르니 농부를 보며 ‘씨를 너무 늦게 뿌리는 거 아냐? 나 같으면 6일전에 뿌렸을 텐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평생 농사를 지어본 농부는 추운 날씨와 땅이 언제 풀리고 봄비가 언제 오고 병충해는 언제 오거나 오지 않고 여름과 장마는 언제 오고 추수는 언제 해서 곡식을 어디에다 어떻게 보관할지 달력에 있는 날짜를 볼 때 이미 다 계획했다. 즉 그 씨앗은 그때 심어야 가장 좋은 곡식을 가장 많이 얻을 수 있는 씨앗이었다. 이제 파종 후 3개월이 지나자 농부는 비료를 들고 나가 곡식주위를 파고 뿌리에 닿지 않게 넣어주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똑똑한 자는 농부를 보고는 ‘작물이 저렇게 컸는데 비료를 너무 늦게 주는 거 아냐? 좀더 일찍 주었으면 더 빨리 더 크게 되어 수확량이 더 많을 텐데!’라고 생각했다. 그의 눈에는 농부가 기르는 작물의 줄기와 잎사귀만 보였기에 그렇게 생각했으나 농부의 눈에는 땅속에 심겨있는 뿌리가 보이기에 그때가 바로 그 작물의 뿌리가 양분을 가장 잘 빨아당겨 소화할 수 있는 때임을 알았다. 그러나 만일 비료를 더 일찍 준다면 뿌리가 아직 약하기에 양분을 먹지 못하니 비료를 낭비할 뿐만 아니라 작물이 힘들어하므로 오히려 해가 된다. 농부는 또한 장마기간이 되기 전에 곡식의 주위에 물이 고이지 않도록 길을 내주었으며 때로는 태양과 광풍을 피할 수 있는 천막도 쳐주었다. 그리고 작물의 잎사귀가 조금이라도 검게 변한 것은 일일이 따서 불에 태워버렸으며 해충도 생기자마자 잡아냈다. 그러나 교만한 자는 병충해예방의 중요성을 몰랐으며 게으르기까지 했으니 ‘왜 저렇게 고생을 하나? 나중에 병과 해충이 많아지면 한꺼번에 약을 뿌리면 될 텐데.’라고 말했다. 이에 농부는 그 어리석은 자에게 씨앗 하나를 심어준 후 한번 잘 길러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일년 내내 오직 자신의 생각대로 농사를 지으며 수고했으나 처음부터 한번도 때를 맞추지 못했다. 그리하여 가을에 열매를 하나도 맺지 못했다.

 

이와 같이 하나의 씨가 좋은 열매를 풍성히 얻기 위해서는 정해진 때를 잘 맞추어 가꾸어야 하듯 한 사람의 영혼이 말씀의 씨를 얻어 거듭난 후 자기의 생각에서 돌이켜 그리스도를 따르며 의로 여기심을 받고 인자의 살과 피를 의지해 거룩하게 되어 결국 영혼의 구원에 이르는 그 과정에도 역시 아버지께서 정해놓으신 때들이 있다. 그러므로 한 영혼을 택하시거나 부르시거나 정하시거나 혹은 그리스도께서 한 영혼에게 말씀의 기초를 주시거나 그가 심령이 가난하거나 애통하거나 온유한 때를 지나 다음으로 나아가는 모든 것들이 오직 구원을 베푸시는 아버지의 때에 달려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누구나 무엇이든지 자신의 생각으로 이루어가길 좋아한다. 하지만 아버지의 때를 기다리지 못하는 자는 의와 거룩에 이르지 못한다. 그리고 육체의 기회가 있을 동안 아버지의 뜻에 이르지 못했기에 새 생명가운데 행하며 의와 거룩의 열매를 맺지 못한다.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심판대에 섰을 때 의롭고 거룩한 열매를 보여드리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 아버지의 때를 기다리는 자는 무엇이든지 셋째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이미 모든 것을 선하시고 공평하고 완벽하게 정해놓으셨음을 믿는다. 또한 거룩의 길에서 무엇이든지 그렇게 친히 이루어 가실 것도 믿는다. 그러므로 아버지의 때를 기다리는 영혼은 사람인 자신이 이루려고 하지 아니하고 오직 살고자하는 마음을 가지고 항상 아버지의 그 때를 기다린다. 하지만 그가 아무것도 하지 아니하며 게으름으로 기다리는 것이 아니요 아버지의 말씀 단 하나나 혹은 두 가지에라도 충실하게 순종하며 그 때를 기다리니 그가 바로 온유한 마음을 가진 영혼이다.

 

또한 생각을 따르는 사람은 자신을 의롭고 지혜롭게 여기니 자신이 제법 많이 알고 있으며 제법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어리석되 그것을 깨닫지 못하는 자는 아버지와 원수가 된다. 그러나 마음이 여린 사람은 오직 전지전능하신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확히 아시고 계심을 믿는다. 또한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시지 아니하시는 아버지께서 모든 선과 악 의와 불의와 거룩과 죄를 정확히 구별하시어 정직하시고 공평하신 심판을 내리시니 오직 아버지만이 의로우시고 거룩하시고 완전하시고 강하신 분 이심도 믿는다.

 

그러므로 마음이 여린 사람은 자신을 지혜롭거나 강하게 여기지 아니하니 오직 아버지께서 연약한 자신을 의롭고 거룩하게 하실 것을 믿고 아버지의 그 때만을 기다린다. 그리하여 이렇게 마음이 여리고 약한 영혼도 무엇이든 자기가 하려 하지 않고 아버지의 때를 기다리며 한두 가지의 말씀에 충실하니 그들도 역시 그리스도의 온유를 배운 자들이다.

 

그런데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온유한 자들에 대해서는 아들이 전한 그 약속을 이루어주신다. 그러므로 온전한 구원의 농부이신 아버지께서 때에 맞게 친히 온유한 자들을 의롭고 거룩하게 하신다. 그리하여 온유하신 그리스도를 따르며 온유함으로 아버지의 뜻을 이루고자 애쓴 자들이 그리스도의 의롭고 정직한 심판대에서 그리스도와 같은 그 거룩하고 신령한 육체의 생명을 얻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온유한 자는 마지막 때에 그리스도께서 이 땅을 천 년 동안 공의와 사랑으로 다스리시는 그 천년왕국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다스릴 땅을 아버지와 맏아들께로 나누어 받는다. 게다가 본향인 셋째하늘에 올라가서도 끝이 없는 땅과 의로운 백성들을 받아 공의와 사랑으로 영원토록 다스리는 것은 그들에게 다스릴 수 있는 땅을 기업으로 받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이 땅에 이루어지는 천년왕국과 그 천국의 끝에 맏아들을 따라 올라가는 셋째하늘에서 영광의 자유에 이르러 땅을 기업으로 받는 자들은 단 하나나 두 개의 말씀에 순종하며 아버지의 때를 기다린 영혼들이요 하나나 두 개에 순종했기에 다른 말씀들에도 계속적으로 순종하므로 거룩을 이루어 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십자가의 피로 중생한 후 자신이 받은 그 첫사랑의 마음 하나도 지키지 못하고 썩어질 육과 헛된 세상에 빼앗겨버린 자가 어떻게 한 말씀에라도 순종할 수 있으리요? 그러므로 첫사랑을 잊은 자들은 다른 말씀들이 아무리 주어져도 순종치 못하되 오직 사람의 규례는 열심히 행한다. 그러므로 사람에게 순종하며 아버지께 불순종한 그 영혼에게 어찌 다스릴 땅과 백성들이 주어지리요? 그리하여 이 마지막 때에 온유하지 못한 많은 자들이 땅은커녕 자신의 신랑이 다시 오시는 그 중요한 때도 기다리지 못하고 또한 영과 혼과 육의 정결함에 애쓰라는 그 단 하나의 말씀에도 순종치 못하여 썩어질 것과 헛된 곳에 빠져 어둠을 헤매고 있는 것이다.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

 

생명의 근원되신 아버지와 그의 아들이시오 창조자이신 그리스도를 아는 자는 이 말씀을 안다면 이를 지키면 은혜와 유익이 있을 것이요, 아버지와 아들을 모르는 자는 말씀에 자신의 생명이 있으니 이 은혜를 입는 것이 유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