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롭고 거룩한 자의 죽음

 

     사람이 육신의 죽음을 당할 때 어떤 영혼들은 원수의 종들이 그의 영혼을 육에서 빼내고 어떤 영혼들은 아버지의 거룩한 종들이 그 일을 행한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에 의하여 죽음의 사자나 혹은 생명의 종이 그 일을 행하는가? 한 가지 비유를 통해 그 기준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사람들이 바닷가의 모래사장을 걸어갈 때 한쪽에는 하얀 모래사장이 있고 왼쪽에는 질퍽질퍽한 진흙으로 되어있다. 이때 성장한 어른들은 스스로 판단하여 하얀 모래사장 위로 걸어가되 아직 성장하지 못한 어린아이들은 진흙이 재미있으니 그쪽으로 걸어가거나 그 속에서 재미있게 논다. 그러므로 어른들은 여유롭게 그 산책길을 즐기되 아이들은 그 길을 걷기는커녕 온몸에 진흙을 가득 묻히게 된다.

 

     이와 같이 한 사람에게 만일 조금이라도 더러움이 있으면 아버지의 종들이 그 더러움을 통하여 만지지 못하기에 원수와 그의 종들이 그의 영혼을 뽑아내어 아버지의 종들에게 넘겨준다. 그러나 그 사람에게 더러움이 없는 자는 십자가를 통하여 아버지께로 은혜를 받고 보호를 받는 자이니 마지막에는 아버지께서 자신의 종들을 통해 그 영혼을 꺼내신다.

 

     그러므로 그리스도를 보라. 그리스도께서는 거룩하신 영을 통하여 잉태되는 그 순간부터 세례를 받으신 후 원수에게 시험을 받으실 때도 그 더럽고 악한 자가 조금도 한 순간도 그의 영혼을 만지지 못했다. 또한 마지막에 십자가에서 죽음을 보시고 그의 영혼이 그 육에서 나오시는 그 순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원수가 그의 영혼을 만지지 못하는 것은 거듭난 후 두렵고 떨림으로 구원의 길을 걷는 자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결과는 그리스도와 동일하되 출발은 다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 이외의 다른 모든 사람들은 그가 거듭남의 전에도 또한 후에도 그가 선악의 죄를 따라 생각하며 말하며 행할 때는 원수가 그의 영혼을 만진다. 그러나 십자가로 은혜를 받아 자신을 부인하고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그 거룩의 길을 걷는 자들은 결국에는 아버지께로 의롭다 함과 거룩케 하심을 얻게 되니 그들은 그 죄에서 해방된 후로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원수가 그의 영혼을 만지지 못한다. 그러므로 구약의 선지자들도 이와 같았고 그리스도의 제자들과 스데반과 바울도 이러한 과정을 거쳤다. 그리고 마지막 때에는 영과 혼과 육이 정결하여 휴거 받는 자들과 목베임으로 산 제사를 드리는 자들도 이와 같을 것이다.

 

하나님께로서 난 자마다 범죄치 아니하는 줄을 우리가 아노라 하나님께로서 나신 자가 저를 지키시매 악한 자가 저를 만지지도 못하느니라”

 

생명의 근원되신 아버지와 그의 아들이시오 창조자이신 그리스도를 아는 자는 이 말씀을 안다면 이를 지키면 은혜와 유익이 있을 것이요, 아버지와 아들을 모르는 자는 말씀에 자신의 생명이 있으니 이 은혜를 입는 것이 유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