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께서는 침례부터 십자가와 부활까지 행하신 세 번의 공적인 사역들 가운데 첫 번째를 인자로서 원수의 시험에서 이기신 후에야 비로소 갈릴리호수의 주변에 있는 작고 연약한 마을들을 다니며 시작하셨다. 그러다 얼마 안 되어 아버지의 그 때가 되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는 아버지께서 이미 택하여 놓으신 11명의 영혼들로 하여금 자신의 뜻이 아니요 아버지의 뜻을 이루도록 또한 그들이 원하는 뜻과 계획이 아니요 그들의 목숨까지 바쳐 오직 아버지의 뜻만을 이루도록 자신의 제자들로 한 명씩 한 명씩 순서대로 질서 있게 부르기 시작하셨다.
그리스도께서는 그날 아버지께로 택하심의 은혜를 받은 두 영혼이 멀리서 그물을 던지는 모습을 보셨다. 당시에 나이가 서른하나요 오로지 혈기로 가득 차있던 성품의 베드로와 스물여덟이요 역시 때로는 혈기로 하며 때로는 자신이 했던 일들이 부끄러워 어두운 곳으로 들어갈 때도 있었던 그의 동생 안드레를 보셨던 것이다.
그리스도께서는 아버지의 시간과 계획대로 그 두 형제를 가장 먼저 부르시고자 그들에게 다가가셨다. 그리고는 ‘어부로서 고기를 낚는 기술은 어떻게 배웠느뇨?’라고 물으셨다. 그리스도의 질문에 형인 베드로는 ‘저희 아버지께 배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의 대답을 들으시고 그리스도께서는 다시금 ‘어부가 고기를 잡으려면 무엇이 가장 귀하느뇨?’라고 물으셨다. 이에 베드로와 안드레는 그것은 이미 자기들이 잘 알고 있는 것이니 자신 있게 동시에 ‘그물이 가장 귀합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들의 대답 후 그리스도께서는 ‘너희는 사람을 낚는 자가 되길 원하느뇨?’라는 말씀을 건네셨다. 이 질문을 듣자 베드로와 안드레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마음의 생각에 빠졌다. 사람이 낚는 것은 고기일진대 사람이 어찌하여 사람을 낚는지 또한 설령 낚는다 하여도 무엇을 가지고 어떻게 뭐에 쓰려고 낚는지를 몰랐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께서는 그들이 깨달음을 얻지 못하고 있음을 아시고 그들에게 이러한 비유의 말씀을 허락하셨다. “어부는 고기를 잡아 그 고기를 시장에 넘기며 한 부분을 가족에게 가져와 그 잔칫상을 만드는 도다. 그렇지 아니하느뇨?” 이에 그들은 ‘맞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리스도께서는 계속해 ‘이처럼 너희가 사람을 먼저 배운 후 그것을 다른 자들에게 가르쳐 그들이 너희를 좇고 너희는 나를 좇는 어부가 되려느냐?’라고 물으셨다.
그때 베드로와 안드레는 살고자하는 갈급한 마음이 있었으니 그리스도의 비유와 설명을 듣자 자신들의 앞에 서계신 이가 하늘에서 내려오신 분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또한 그들은 주님께서 부르실 때 모든 것을 포기하고 따르겠노라는 마음이 깊은 곳에 늘 준비되어 있는 영혼들이었으니 깨달음을 얻은 그들은 썩어질 육이 아닌 생명의 말씀을 위하여 헛된 세상이 아닌 영원한 하늘을 위하여 미련 없이 자기의 그물을 내려놓고 생명과 진리의 일을 위하여 곧장 그리스도를 좇아갔다.
그들이 비록 이전에는 자신이 옳다는 생각을 가지고 자신의 생각을 따라 살았으나 이제는 자신의 생각으로부터 회개하고 돌이켜 그리스도를 따르며 사람을 창조하신 그리스도께로 사람에 대하여 또한 그 거룩한 육체의 생명에 이르는 길과 진리에 대하여 먼저 배운 후에 그것을 살고자하는 마음을 가진 또 다른 가난한 자들에게 가르치므로 그 거룩한 육체의 생명을 바라보고 새 생명을 소원하며 영혼들로 하여금 자신을 따르게 함이 아니요 오직 생명이신 그리스도를 따르게 하므로 자신도 또한 자신을 따르는 자들도 오직 십자가를 통해 그 생명을 얻게 하고자 따라갔던 것이다.
그러나 이 마지막 때에 나는 그리스도의 제자요 아버지의 일을 하는 자라는 마음을 품되 그의 마음에는 살고자하는 마음도 애통도 없으니 나는 누구에게 배우지 않아도 이미 알만큼 알고 있다고 여기는 자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의 교만은 내 말이 정통과 진리요 저것은 건전하지 않고 잘못된 위험한 것이요 이단이라 정죄케 만든다. 그러므로 이렇게 교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는 자들이 어찌 자신이 먼저 사람과 진리에 대해 배우고자 하리요? 오히려 그들은 천국이 가까웠어도 회개할 마음이 없으니 즉 자신의 생각에서 돌이켜 아버지께로 합당하게 받으시는 영혼이 되는 것을 원치 아니하니 늘 자신의 의를 드러내며 자신의 뜻과 계획은 이러한 것이라며 사람을 낚고자 한다.
그렇다면 새 생명의 복음과 거룩하게 회복된 자가 거룩한 육체를 입고 그리스도와 함께 다스리는 천년왕국의 복음과 그 천국의 끝에 영원한 본향인 셋째하늘로 올라가 그리스도와 함께 영광의 자유를 누리는 그 소망의 복음이 아닌 것을 전하는 그들에게는 사람들이 잘 낚이지 않는 것이 당연하되 말씀을 전하는 자가 앞에 서서 사람의 생각과 방법을 말할수록 사람의 뜻과 계획을 보여줄수록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잘 낚인다. 그러므로 많은 사람들이 듣고자 하는 것과 보고자 하는 것을 복음이라며 들려주고 보여주는 그가 과연 누구의 어부인지 그가 무엇으로 그들을 낚았는지 그에게 낚인 많은 자들이 어떤 고기들인지 그리고 그들이 누구와 무엇을 따르고 있는지 조금만 생각해보아도 쉽게 분별할 수 있다.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생명의 근원되신 아버지와 그의 아들이시오 창조자이신 그리스도를 아는 자는 이 말씀을 안다면 이를 지키면 은혜와 유익이 있을 것이요, 아버지와 아들을 모르는 자는 말씀에 자신의 생명이 있으니 이 은혜를 입는 것이 유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