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죽은 자가 죄에서 벗어나 의롭다 하심을 얻었음이니라”

*살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을 위하여*

이 말씀 안에는 거듭남의 은혜를 얻은 영혼들 가운데 선악을 따라 죄에게 종 노릇하지 아니하고 오직 생명이신 그리스도만을 끝까지 따르는 자에게 주시는 약속이 들어있다. 그런데 그 약속은 아버지의 의를 위해 장사된 자가 죽고 다시 살아난다는 언약이다. 그러므로 이 말씀은 거듭난 한 영혼이 누구와 무엇을 통해 또한 그가 어떤 과정을 거쳐 죽음과 부활에 이르게 되는지에 대한 비밀을 전하고 있으니 죽은 자가 죄에서 벗어나 의롭다 하심을 얻었다는 말씀의 뜻을 다음과 같은 비유를 통해 깨달을 수 있다.

어떤 왕자가 자신의 욕심이나 영광을 구하지 않고 오직 의롭고 정직하고 변함없는 제 아비의 말에만 순종했다. 그러므로 그는 무슨 마음을 품든 생각을 하든 말과 행위를 하든 그것은 오직 자기의 아비와 이웃을 위한 것이었다. 또한 불의나 거짓이나 변함이 없었으니 말과 행위로도 늘 올바르고 정직하고 거룩한 것만 냈다. 이에 임금의 손이 선악을 이긴 그를 가리켜 죄에서 벗어났음을 인정했다. 또한 사람들은 육을 아끼고 즐기며 욕심부렸으되 아무리 욕심을 부려도 마지막에 육은 사망으로 들어가 썩어졌고 많은 것을 해줄 수 있는 돈은 늘 인간관계를 파괴했으며 죽을 때는 한 푼도 못 가져갔다. 그러므로 그는 육을 위해 욕심부리지 않고 오직 필요한 만큼만 취했으며 취하고 얻은 육의 힘을 계명을 위해 아끼지 않았다. 이에 임금의 손이 썩어질 것을 이긴 그를 향해 육에서도 벗어났음을 인정했다. 마지막으로 세상에는 참으로 의롭고 거룩한 것이 하나도 없으며 불의와 죄만 가득했으니 만일 누구든지 세상과 타협하면 자신도 세상처럼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므로 그는 꿈같이 헛된 천하만국의 영광을 구하거나 그 중에 하나도 취하지 않았다. 이에 임금의 손이 세상과 화평치 않은 그를 보고 세상에서도 벗어났음을 인정했으니 이렇게 세 가지에서 온전히 벗어난 삶을 살던 왕자는 마지막에는 계명을 위해 죽었다. 그러자 임금은 의와 거룩을 이룬 자기아들에게 영원히 죽지 않는 몸을 입혀 다시 살려주었고 신하들은 그의 죽음과 부활은 많은 사람을 위함이라고 선포했다. 이에 백성들은 죽음을 이긴 왕자가 세상에서 벗어났음을 믿노라 고백하면서도 자신은 벗어나지 못한 삶을 살았으되 영생을 원하는 일곱 명은 사망권세를 이기려면 무엇을 행해야 할지 물었고 왕자는 누구든지 내가 걸은 그 길을 따라오는 자라야 벗어날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 이에 작은 자들은 계명을 위해 죽기 전 먼저 자기생각과 의를 내려놓고 진리를 따르므로 죄에서 벗어났고 썩어질 육에서도 벗어났고 거짓된 이 세상에서도 벗어났다. 그러므로 임금은 이긴 그들에게도 공평하게 유산을 상속해주었고 그의 모든 신하는 딸들이 왔노라고 외쳤다.

이와 같이 죽은 자라는 것은 믿는 자들을 뜻하는 바가 아니요 예수그리스도를 가리키니 아버지의 의롭고 거룩한 자녀가 될 자들을 위하여 그가 먼저 죽으시고 그들 가운데서 먼저 부활하셨다. 즉 이 말씀은 할례 받은 자들과 거듭난 자들 가운데 오로지 살고자하는 마음을 가지고 자기를 부인하고 그리스도를 좇는 자들로 하여금 그 길을 따라오게 하므로 마지막에는 그들도 아들의 형상처럼 그와 함께 부활할 것이라는 약속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죽고 부활하기 전 그 길에서 먼저 벗어나셨으며 그가 벗어난 것은 세 가지니 첫째로는 죄에서 벗어남이요 둘째로는 육에서요 셋째로는 세상에서 벗어나시고 십자가의 죽음으로 혈육을 내어주셨기에 교회시대마다 자신을 따라 십자가의 길을 걷는 자들도 인간이 스스로의 힘으로는 도저히 벗어나지 못하며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그 사망권세를 오직 십자가의 능력으로 넉넉히 이길 수 있게 되었다. 그리하여 십자가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장사된 자가 죄에서 벗어났기에 흠 없는 그들도 그리스도처럼 십자가의 죽음으로써 그 영광을 아버지께로 돌려드리고 영광의 복음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