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언제나 어디서나 일어나있거나 앉아있거나 드러누워있을 때에도 살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회개하면 아버지께서는 그에게 생명의 은혜를 허락하신다. 아버지께서는 사람이 은혜를 받을 수 있는 특별한 시간과 장소를 정하지 아니하셨다. 바로 이것이 아버지의 마음이니 그리스도께서는 손 마른 자가 회개하는 것을 보시고 그의 영혼에 영생을 주셨다. 또한 그의 손도 깨끗하게 하셨으니 그는 이제 강건한 몸으로 아버지의 그 뜻을 이루어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당시 그곳에는 죄를 안고 질병과 함께 사망으로 들어가고 있는 자들이 더 있었다. 그러므로 그들은 자신을 묶은 죄를 풀어주실 수 있는 그리스도를 따라갔다. 이에 그리스도께서는 성전회당을 나오신 후 그들에게도 동일한 조건으로 공평한 은혜를 베푸셨다. 그러므로 통풍으로 극심한 고통을 받던 자처럼 자신의 죄를 고백하는 자들은 다 영생을 얻었으며 질병에서도 놓임을 받았다. 그러나 고쳐달라며 자신의 죄를 회개치 않는 자들은 둘 다 얻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죄 사함의 은혜를 받은 자들은 너무나 기쁘고 감사했다. 그러므로 자신의 받은 은혜와 또한 인자가 그리스도임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오히려 자기를 나타내지 말라고 경계하셨으니 그 이유는 아직 이방인들에게 가서 전파할 심판의 내용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그들이 그 말씀에 순종하도록 이사야의 예언을 주셨으니 그것은 오로지 그들을 잠잠케 하시기 위함이었다.

 

     이 말씀에는 심판에 대한 아버지의 큰 비밀이 담겨있다. 첫째 사랑하시고 기뻐하시는 자는 오직 그리스도를 뜻하는 것이니 그리스도께서 이미 심판을 하신 것이다. 하지만 그리스도의 심판에는 은혜와 공의가 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영혼을 공평하고 정직하게 판단을 하시어 상급을 줄 자에게는 영생의 상급을 주시고 형벌을 줄 자에게는 영원한 형벌을 내리신다. 하지만 자신의 십자가로서 그 죄의 저주를 담당하셨으니 먼저 은혜를 베푸신 후 심판하신다.

 

     둘째 아버지께서는 셋째 하늘을 은혜와 공의로 이미 심판하셨고 그리스도께서는 둘째 하늘을 심판하시되 마지막에는 아버지께서 그리스도를 통해 이 첫째 하늘을 심판하신다. 그런데 원수와 그의 사자들은 셋째 하늘에 있을 때 끝까지 돌이키지 않았기에 이미 심판을 받고 이 첫째 하늘로 쫓겨났으니 집행유예와 같은 그 심판의 저주가 그때까지 그들 위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 이처럼 아버지께서는 원수를 유황불 못에 넣으시기 전에 은혜와 기회를 주시고 그들이 돌이키길 원하셨다. 그러나 그들은 끝까지 불순종을 택하므로 세상의 끝에 유황불 못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요 불순종하는 사람들도 함께 들어가되 오직 순종하는 사람들을 구원코자 하신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 이방에 전할 심판은 이것이었다. 이 첫째 하늘에서 심판을 받는 모든 영혼들은 그리스도께서 이미 그 저주를 받으셨기에 그 저주를 통해 그 죄의 형벌의 심판을 면하는 자는 의로움을 얻는다. 그리고 아버지께서 허용하시어 그리스도와 함께 오는 자들은 이미 의롭다 함을 얻었으니 그들이 자녀와 신령한 신부들로서 그 의로움과 거룩함을 셋째 하늘에서 끝까지 지킬 수 있다. 그러나 저주를 대신 받으신 그 은혜를 피하는 자는 오히려 그 죄의 저주가 그의 머리 위에 그대로 머물러 있게 된다. 그리하여 세상의 마지막 때에 그들이 원수와 함께 그 저주가 같이 있으리니 그들은 아담과 하와가 아닌 자신의 죄로 인해 영원한 불 못으로 들어간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전에 살던 사람들은 십자가의 피가 없었으니 사함을 얻지 못하여 모두 다 형벌로 들어갔는가? 그렇지 아니하니 아버지께서는 그리스도전의 모든 사람들에게도 공평한 은혜를 베풀어놓으셨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는 이방인 중에서 택함의 은혜를 얻은 유대인에겐 율법과 계명을 주셨다. 그리하여 아버지의 뜻을 이룬 자들과 또한 그들을 따른 자들은 모두 다 영원한 생명으로 들어갔다.

 

     한편 아버지께서는 사람에게 양심을 주셨으니 율법과 계명을 받지 못한 이방인들도 양심이 있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살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거나 혹은 자신을 포함한 피조물들을 보고 자신을 창조한 아버지를 찾는 자에게는 은혜를 주셨다. 하지만 그들에게 비록 알 만한 것이 있었어도 그때는 그리스도의 피가 없었다. 그러므로 아버지께서는 그들이 육체를 벗은 후 둘째 하늘의 낙원으로 받아주시지 못하셨다. 그리하여 종들을 통해 그들을 한적한 곳으로 인도하시어 그리스도께서 피를 흘리기까지 기다리셨다. 또한 그 시간 동안 종들을 통해 이방의 영혼들에게 아버지와 아들에 대해 알리셨기에 그들은 진심으로 아버지의 그 뜻을 받아들이되 그들이 아직은 거룩하지 못하니 거룩하게 되는 과정도 걸었다. 그런 후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부활하신 후 낙원이 있는 둘째 하늘로 올라가실 때 그들도 그리스도의 뒤를 좇아 올라갔으니 그들은 이방인의 첫 열매로서 지금도 둘째 하늘에서 편히 안식을 취하고 있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이방인들에게 베푸시는 이 은혜는 그리스도의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 피를 흘리셨어도 그것을 듣지 못한 이방인들이 있다. 예를 들어 동떨어진 섬이나 산에 살았던 사람들과 삼국시대사람들이 이런 경우다. 하지만 그리스도의 전과 다른 것이 있으니 그리스도의 후로는 모든 자들이 둘째 하늘에 있는 낙원의 한 부분에서 아버지의 그 뜻을 듣고 순종하며 또한 온전케 되는 과정을 겪는다. 단 인생을 사는 동안 그리스도에 대해 들어본 사람들은 살고자 하는 마음을 오직 이 땅에 있을 때 가지므로 그 형벌의 심판에서 면한다.

 

     이와 같이 아버지께서는 십자가전의 유대인들에게는 율법과 계명을 통해 이방인들에게는 살고자 하는 마음과 창조자를 찾는 마음을 통해 생명을 허락하셨다. 그런데 만일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지 않으셨다면 이러한 구원의 기준은 세상의 마지막까지 유지된다. 그러나 아버지께서는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이제는 이방인들에게도 동일하게 율법과 계명을 주셨다. 그러므로 이방인들도 이 땅에 있으면서 거듭남의 은혜를 얻되 그들 가운데 그리스도를 따르며 새 계명에 순종하는 자들은 율법과 계명을 지킨 유대인과 함께 아버지의 자녀가 되며 또한 신령한 몸이 되는 은혜가 주어진다. 더불어 신약에는 유대인과 달리 이방인에게 베푸신 은혜가 있으시니 거듭났으나 거룩을 이루지 못한 영혼들은 낙원에 있는 그 과정가운데서 온전케 되어 백성이 된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전이든 후든 유대인이든 이방인이든 자신이 살고자 하는 마음이 없고 또한 자기를 창조하여 영원한 생명을 주신 아버지를 알 만한 것으로 깨달아도 거부하는 자에게는 아버지께서도 그를 거부하신다. 즉 그가 육신을 입고 사는 동안 끝까지 생명의 기회를 베푸셔도 끝까지 거부했으니 아버지께서도 끝까지 기다리시다 마지막에는 은혜를 거두신다. 그러므로 그런 자들의 인격과 성품은 언제나 동일하니 양심이 자신의 불의와 죄를 찔러도 오히려 자신을 의롭게 여기며 오히려 아버지께로부터 멀리 간다.

 

     이처럼 그리스도의 전이든 후든 아버지께서는 이방인들 가운데 생명을 구하는 자에게는 생명을 주시어 그가 생명이 있는 자로서 영원한 셋째 하늘로 들어오게 하시며 또한 자신의 앞에 서게도 하신다. 그러나 죽음을 따라간 자들에게는 의로운 심판이 이미 이루어졌으니 원수와 함께 마지막에 그 사망에 임한다. 이로 보건대 사람에 대한 그 영원한 생명과 사망의 심판은 누구든지 동일하게 그의 마음에 따라 또한 그의 죄와 거룩을 통하여 공평하고 정직하게 이루신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는 아들을 통해 먼저 십자가를 주신 후 행하시니 은혜로운 것이다.

 

자기를 나타내지 말라 경계하셨으니 이는 선지자 이사야로 말씀하신 바 보라 나의 택한 종 곧 내 마음에 기뻐하는 바 나의 사랑하는 자로다 내가 내 성령을 줄 터이니 그가 심판을 이방에 알게 하리라

생명의 근원되신 아버지와 그의 아들이시오 창조자이신 그리스도를 아는 자는 이 말씀을 안다면 이를 지키면 은혜와 유익이 있을 것이요, 아버지와 아들을 모르는 자는 말씀에 자신의 생명이 있으니 이 은혜를 입는 것이 유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