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과 기름

 

한 남자가 열 처녀와 정혼한 후 하와의 후손이 가장 원하는 것을 마련하고자 먼 길을 떠났다. 이에 정혼한 여자들은 밤낮으로 열심히 일하면서 아름다운 집을 준비하고 있을 남편을 기다리며 곧 혼인예식에 참여하게 될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다 신령한 신부의 정체성은 자신의 외적인 모습과 더불어 내적인 마음가짐에 의해 드러난다는 것을 깨달았다. 즉 자신이 비록 육체적으로는 다른 남자의 품에 안겨있지 않을지라도 속마음이 남편이 준비하고 있는 그 아름다운 집을 소망하지 않는다면 반대로 자신의 마음이 비록 남편과 그 아름다운 집을 소망할지라도 다른 남자의 품에 안겨있다면 남편이 돌아왔을 때 자신이 정결한 처녀로 인정받지 못할 것임을 알고 외적 내적 두 가지 면에서 온 힘을 다했다.

 

그러므로 등은 거듭난 한 영혼의 외적인 신앙생활의 모습과 영적인 상태를 상징하되 성경에서 빛과 등불은 진리와 하나님의 말씀을 상징하기에 등불이 켜져 있다는 것은 그리스도를 믿는 한 사람이 신앙 안에서 하나님의 말씀과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나타낸다. 하지만 등만 있고 기름이 없다면 그 빛은 오래가지 못하고 꺼지게 되리니 등이 외적 신앙 행위나 믿음의 한 틀을 나타낼 수 있을지라도 기름이 없이는 지속되지 않는다. 즉 등은 신앙의 형태나 외적 준비를 나타내며 그리스도의 구속사역에 대한 인식을 나타낸다.

 

반면 기름이라는 것은 성령님의 임재와 은혜를 상징하며 기름이 등불을 지속적으로 타게 만드는 역할을 하듯이 성령님의 충만한 역사하심이 없이는 믿는 자들의 신앙도 유지될 수 없으므로 오직 성령님께서 믿는 자들의 안에서 역사하실 때 그리스도의 그 구속사역을 통해 주어진 그 은혜와 함께 살아가는 삶이 가능해지게 된다. 즉 기름은 성령님의 임재와 능력을 상징하며 그리스도의 피로 구속된 자가 성령의 충만함으로 들림 받는 그 순간까지 또한 산 제사를 드리는 그 승리의 순간까지 지속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기름이 없이 단지 등만 가지고 있는 다섯 처녀들은 비록 외적으로는 신앙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을지라도 각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십자가의 피를 통해 역사하시는 성령님의 그 충만하신 임재하심이 없기에 그리스도의 그 구속을 인격적으로 또한 실질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은 상태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때에 천국은 마치 등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나간 열 처녀와 같다 하리니 그 중에 다섯은 미련하고 다섯은 슬기 있는지라 미련한 자들은 등을 가지되 기름을 가지지 아니하고 슬기 있는 자들은 그릇에 기름을 담아 등과 함께 가져갔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