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을 위하여*
그리스도께서 육신을 입고 이 땅에 계실 때 행위와 말로 범죄치 않으셨고 그 선악을 자신의 마음에 품거나 생각에 이끌리지도 아니하셨으니 그 곧은 길의 마지막에 십자가에서 당한 육의 죽음을 통해 사망권세에서 벗어나 아버지께로 의롭다 하심을 얻었다. 그러므로 그것은 그에게 어떠한 죄가 있거나 이 세상의 법을 어겼거나 육체의 질병이나 사고로 인한 죽음이 결코 아니었다. 그것은 아버지의 선하신 약속을 믿고 소망하며 오직 아버지의 의와 뜻을 이루고자 드린 살과 피의 산 제사였다. 하지만 아버지께서는 할례와 율법을 통해 영생의 약속을 주셨으니 의를 노래한 영혼에게는 거룩하고 영광스런 몸을 입혀주신다. 그리하여 아버지께서 셋째하늘에서 둘째하늘로 내려오시어 썩어질 육에서 나온 그 아들의 영혼을 의롭고 정직하게 심판하신 후 그가 십자가에서 이루었던 그 거룩에 맞는 영광을 영원한 상급으로써 허락하시고 그를 가장 높여주셨던 것이다.
그 후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무저갱으로 들어가셨으되 그곳에는 자기욕심과 영광과 불의로 죄를 창조하고도 타락하고도 끝까지 돌이키지 않았기에 사망에 이른 원수가 거하고 있다. 또한 세상에서 육을 입고 거하는 동안 범죄하고도 십자가의 피를 끝까지 거부한 영혼들도 그곳에 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 그곳에 가셨던 이유는 사망과 음부의 권세를 가지고 옥에 있던 원수에게 십자가의 승리를 선포하시기 위해서였다. 즉 우리와 같은 육을 입고도 오직 말씀에 순종하므로 죄와 음부와 싸워 승리한 것을 그곳에 거하는 악한 모든 영혼에게 밝히 보이고자 들어가셨던 것이다.
이제 그리스도께서 원수에 대한 승리의 선포를 3일 동안 마치신 후 거기서 나와 그 거룩한 몸을 당시 거룩에 애쓰던 여자들과 제자들에게 보이므로 음부의 사망권세를 십자가로 이긴 자신을 증거하셨다. 그러므로 그날이 바로 첫째아담의 사망을 십자가의 죽음으로 승리하신 3일째였다. 그리하여 그때부터 그 나라에 거할 모든 교회가 자신도 영과 육으로 부활할 것을 믿고 기념하고 소망하며 주의 첫날에 다 함께 모여 그와 같은 약속의 생명을 주시는 아버지와 음부의 권세에서 데리고 나올 수 있는 그 열쇠를 가지신 그리스도께 부활감사의 예배를 드리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셨으나 오히려 그 부활의 몸으로 사망에게 승리를 선포하셨다. 하지만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로 음부의 사망권세에게 선포하신 승리는 오직 자기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요 자신을 믿는 모든 영혼을 위해서도 선포하신 승리였다. 즉 영이 거듭나는 은혜를 얻은 후 십자가의 피에 속죄의 능력을 믿고 자기십자가를 지고 따라오며 말씀에 순종하는 영혼들도 죄와 육과 이 세상과 싸워 승리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시고자 함이었다. 또한 자신과 함께 산 제사를 드리고 죽을 자들로 하여금 오히려 거룩한 몸의 구속을 받아 기쁨과 즐거움을 누리며 살 것이라는 영원한 소망을 더해주시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교회는 사망과 음부의 열쇠를 가진 그리스도를 통해 다음과 같이 그리스도처럼 죽지만 다시금 그리스도처럼 산 자가 된다.
우선 중생한 영혼들 가운데 자신이 아들을 통해 받은 아버지의 그 사랑과 은혜를 잊지 않고 오직 아버지의 뜻만을 이루어드리기 원하는 자들이 있다. 그런데 사람의 몸은 항상 머리가 가는 곳으로 따라간다. 그러므로 아버지께서 택하신 교회도 머리이신 그리스도께서 내신 그 시온의 대로를 살고자하는 마음과 믿음과 소망을 가지고 그대로 따라간다. 그리하여 믿는 자들도 십자가세례를 통해 자신의 안에 거하는 그 선악과 싸워 이긴다. 또한 이 세상에 마음과 몸을 두지 아니하므로 음부가 육과 세상을 통해 주는 환난도 이긴다. 그런데 아버지와 둘째사람의 원수는 아버지의 뜻에 대항하는 자요 사람의 육을 사망으로 이끌 수 있는 권세가 있다. 그리하여 그 죽이는 자가 자신의 사망권세로 육을 입은 그리스도도 죽였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환난의 끝이 다가오면 사망이 그 권세로 육신의 장막에 거하는 그 거룩한 형제자매도 죽인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이 죄가 있거나 이 세상의 법을 어겼기에 죽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리스도의 속죄의 피를 믿고 죄와 육과 이 세상과 싸워 이긴 자로서 아버지의 의와 뜻을 위해 자신을 거룩한 산 제사로 드리는 것이다.
이에 영원한 생명과 사망의 약속을 각 사람의 앞에 공평하게 베풀어두신 아버지께서 세상의 불의한 재판을 받고 장막에서 나온 그 영혼들을 이제는 아들을 통해 의롭고 정직하게 심판하신다. 그러므로 의와 거룩을 이루기 위해 아들을 따르며 죽기까지 순종한 그들도 역시 아들과 같은 몸을 입고 부활한다. 그리하여 손으로 짓지 아니한 그 집에 들어간 그들도 역시 아버지와 사람들의 대적자에게 승리의 선포를 하게 되는 것이요 또한 음부의 권세를 가진 그가 반석 위에 서있는 교회를 이기지 못한다는 그 약속을 이루므로 그리스도의 형상을 닮게 되는 것이다.
“곧 산 자라 내가 전에 죽었었노라 볼지어다 이제 세세토록 살아 있어 사망과 음부의 열쇠를 가졌노니”
생명의 근원되신 아버지와 그의 아들이시오 창조자이신 그리스도를 아는 자는 이 말씀을 안다면 이를 지키면 은혜와 유익이 있을 것이요 아버지와 아들을 모르는 자는 말씀에 자신의 생명이 있으니 이 은혜를 입는 것이 유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