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의 기준과 도구는 오직 아버지의 입에서 나온 의로우시고 거룩하신 말씀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 원하시는 판단은 아버지께로 가까이 가기 원하는 한 영혼이 어떠한 말과 행동을 하였을 때 그것을 말씀의 기준으로 옳다 틀리다 판단을 내려서 옳은 것을 옳다고 말해주며 틀린 것은 틀린 것이니 더 이상 그런 말을 뱉거나 그런 일을 행하지 말라고 말씀을 전해주는 것이다. 이때 그 판단의 말씀을 통해 돌이킨 영혼은 점점 더 거룩해져 아버지께로 더 가까이 나갈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거룩하고 정결한 공동체에서 말씀으로 판단을 할 때나 판단치 않을 때에라도 거기에 비판이 있으면 안 된다. 그 이유는 자신의 영혼뿐만 아니라 다른 영혼들도 비판을 통해 서로를 선악의 죄 가운데로 더욱더 낮추게 하기 때문이다. 즉 판단이 아닌 비판을 하게 되면 더욱더 비판을 불러들여 그 죄가 비판을 즐긴 영혼들을 더욱더 옭아맨다. 또한 판단이 아닌 비판은 공동체에 거하는 자들을 생명이신 그리스도께로부터 더욱더 멀리 이끈다. 즉 거룩하신 말씀에 순종하거나 하나되지 않는 자들이 어찌 그리스도께로 또한 아버지께로 가까이 거할 수 있으리요?

 

예를 들어 거듭남의 은혜를 얻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있다. 이때 남자가 여자에게 판단이 아닌 비판을 하니 여자는 저 아래로 내려간다. 하지만 비판 받은 여자만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 아니요 비판한 그 남자도 여자와 함께 내려가되 비판한 남자는 비판을 받은 여자보다 더 아래에 거하게 된다. 남자가 먼저 죄를 불러들였기 때문이요 여자는 판단이 아닌 비판을 붙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다른 영혼들에게 판단이 아닌 비판을 하는 자는 생명을 위하여 서로가 서로에게 아무런 유익을 주지 못한다.

 

게다가 원수는 늘 참소하는 자이니 그들의 말과 행위를 항상 듣고 보면서 때를 기다린다. 그러다 나중에 때가 되었을 때 혹은 덫을 만들어 잡은 후에 비판한 자들이 돌이키지 못하도록 한다. 또한 공동체에서 비판한 자는 나중에 자신도 판단이 아니라 비판을 받게 된다. 즉 비판한 자가 나중에 범죄했을 때 누군가가 그에게 말씀으로 판단을 주는 대신 비판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말씀을 알고 있음이 아니요 오직 아는 것을 순종하므로 거룩해진다. 그러므로 사람을 씻어 깨끗하게 하는 것은 오직 말씀의 판단이요 반대로 비판은 상대와 자신을 더욱더 죄 가운데로 들어가게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비판한 자는 자신이 비판한 만큼 비판을 받은 자는 자신이 비판을 받은 만큼 그 죄로 감싸이는 것은 그들이 말씀이 아닌 선악을 입에 담았기 때문이요 또한 어두운 세상으로 더욱더 깊이 빠져드는 것은 비판하는 자들이 거할 곳은 말씀의 판단이 있는 거룩한 공동체가 아니요 오직 사망으로 들어가는 이 세상이기 때문이다.

 

비판과 판단은 이처럼 한 사람의 생명과 관계된 중요한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은 누구를 판단할 때에나 판단하지 않을 때에도 비판은 안 하는 것이 옳고 판단은 마음의 문을 열고 듣되 비판은 육의 귀로도 듣지 말아야 한다. 또한 판단을 해야 할 때에도 오직 말씀의 판단을 하되 말씀을 모르는 자는 판단도 안 하는 것이 자신과 상대방의 생명을 위하여 참으로 옳고 지혜로운 것이다.

 

하지만 그리스도께서는 영원 전부터 아버지의 품에 함께 계셨으며 또한 아버지께서는 아들을 낳으시고 자신의 말씀과 권위를 아들에게 주셨으니 그리스도께서는 진리를 알고 계신다. 또한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순종하여 아버지의 뜻을 이루셨으니 자신부터 의롭고 거룩하다. 즉 그리스도께서는 판단과 심판의 자격을 갖추고 계시니 공동체에서 거룩에 애쓰는 자들에게 판단하시고 또한 나중에 심판대에서는 각 사람의 영혼에게 영원한 생명과 사망의 심판을 내리신다. 하지만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몸에 거하는 지체들을 판단하시며 심판하실 때 자신의 생각이 아니요 오직 아버지의 말씀으로 하시니 그것은 비판이 아니라 판단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 거룩하고 정결한 자들에게 주시는 판단과 심판대에서 내리시는 심판은 모두 다 공의롭고 정직하고 공평한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목적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말씀의 판단과 심판을 내리시니 그들이 받은 완전한 판단과 심판을 깨닫고 돌이키므로 온전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행하신다. 그러나 그것은 오로지 참 아들만 감사히 받되 사생자들은 받지 못하니 많은 자들이 살고자하는 마음이 없기에 육에 있을 때 판단을 받으면 더욱더 실망하고 장막에서 나와 그리스도의 심판대에 섰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그 실망은 그들이 받은 판단과 심판이 잘못되었기 때문이 아니요 마음 없이 생명의 아버지를 헛되이 붙들기 때문이다. 즉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그것을 원치도 행치도 않으며 오히려 자기의 마음을 행위와 세상에 두고도 생명의 아버지께로 가까이 가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너희의 비판하는 그 비판으로 너희가 비판을 받을 것이요 너희의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가 헤아림을 받을 것이니라”

 

생명의 근원되신 아버지와 그의 아들이시오 창조자이신 그리스도를 아는 자는 이 말씀을 안다면 이를 지키면 은혜와 유익이 있을 것이요, 아버지와 아들을 모르는 자는 말씀에 자신의 생명이 있으니 이 은혜를 입는 것이 유익하다.